지난 9월14일에서 18일까지 파리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에서는 프랑스 영화교육의 요람인 국립영화학교 ‘페미스’의 개교 20주년을 기념하는 영화제가 열렸다. 페미스는 프랑스 고유의 교육 시스템인 그랑제콜로 영화와 오디오비주얼 분야의 전문인을 양성하는 국립교육기관이다. 어려운 입학시험과 엄격한 나이 제한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입학생을 선발하는 이 학교는 프랑스에서 영화를 전공하려는 많은 영화학도들의 선망의 대상이다. 20년 동안 600여명의 인력을 양성했으며, 국내에도 잘 알려진 프랑수아 오종, 아르노 데스플레생, 노에미 르보브스키, 세드릭 칸 등도 이 학교 출신이다. 페미스는 촬영, 조명, 음향 등 테크닉 분야를 중점적으로 교육하는 ‘에콜 루이-뤼메에르’(Ecole Louis-Lumiere)와 더불어 프랑스 영화교육을 주도하는 학교이다. 개교 20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이번 영화제에서는 졸업작품 중 단편영화 20편과 페미스 출신 감독의 대표 장편영화 20편을 상영했다. 상영과 더불어 열린 토론회에서는 ‘현대 프랑스 영화계에 전문 영화학교가 끼친 영향’, ‘영화교육과 프랑스영화의 전망’ 등의 주제로 열띤 토론이 펼쳐지기도 했다. 누벨바그 이후 프랑스영화를 이끌어온 두 부류는 실험성과 도전정신을 가지고 독학을 통해 영화를 만드는 이들과 전문영화학교에서 정규교육을 받은 직업영화인으로 대별할 수 있을 것이다. 비평가이자 영화학자인 르네 프레달에 따르면 90년대 이후 페미스 출신의 감독들을 ‘내면주의’적 경향으로 해석하는데, 이는 정치·사회적 시선의 부재로 보여지기도 하며, 몇몇 감독들을 제외하고는 페미스 출신들의 진로는 텔레비전이나 광고 등으로 많이 향하고 있어 영화분야의 규격화된 엘리트주의적 교육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 또한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