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새로운 공룡이 탄생했다. 세계 최대의 검색 사이트 구글(www.google.com)이 지난 10월9일 세계 최대의 인터넷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www.youtube.com)를 합병했다. 구글이 유튜브를 매입하는 데 지불한 가격은 모두 16억5천만달러(약 1조5천억원). 구글의 인수·합병 역사상 최대 액수다. 구글의 CEO인 에릭 슈미트는 “유튜브는 전세계의 정보를 수집해서 체계화하는 구글의 능력을 크게 보완해줄 것”이라는 말로 합병을 자축했고, 유튜브 창업자인 스티브 첸과 채드 헐리 역시 “구글의 자본력과 온라인 광고시장에서의 네트워크를 마침내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며 “인터넷의 두 왕(two Kings)이 뭉쳤다”는 말로 합병의 의의를 밝혔다.
인터넷 전문가들은 유튜브를 합병한 구글이 인터넷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만약 구글이 유튜브의 비디오 콘텐츠를 이용하는 수천만명의 소비자를 끌어들인다면, 그들을 통해 벌어들이는 광고 수익 또한 상상을 넘어서는 규모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유력 주가 전문가들의 의견을 게재한 <월스트리트 저널>은 “구글이 유튜브를 합병함으로써 사상 최대의 괴물이 되어버렸다”고 보도하며, 야후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경쟁사들이 유튜브와 비슷한 동영상 공유 사이트를 합병해 구글에 맞설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덕분에 중소 동영상 공유 사이트들의 몸값 또한 실제 가치보다 뛰어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검색과 온라인 동영상 부문의 선두업체가 손을 잡은 만큼 경쟁사들은 동영상 시장의 전략을 완전히 새롭게 짜야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일침한다.
물론 이번 합병이 거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들도 있다. 지난해 11월에 개설된 유튜브가 실질적인 수익모델로서의 가치를 입증하지 못한 탓이다. 검증되지 않은 시장을 위해 수익모델도 없는 유튜브를 16억5천만달러라는 거금에 사들인 구글의 모험이 인터넷 시장을 붕괴시킬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유튜브는 구글과의 합병 직전에 CBS, 유니버설뮤직, 소니뮤직, 워너브러더스 등과 함께 뮤직비디오 다운로드를 서비스하고 광고 수익을 나누는 계약에 합의하는 등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하는 능력을 과시했다. 손을 맞잡은 두 왕이 보여줄 인터넷 미디어의 진화는 오래지 않아 결과를 드러낼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