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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적의 추석 맞춤영화!

액션+가족+성룡. 이만하면 최적의 추석 맞춤영화!

그분이 돌아왔다. 해마다 명절이면 애크러배틱 액션으로 우리를 황홀케 했던 그분이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왔다. 성룡 총제작, 각본, 주연. 이 사실만으로도 <BB프로젝트>가 어떤 아우라를 풍길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눈여겨볼 점이 있다면, 성룡이 할리우드의 과도한 특수효과를 벗어던지고 홍콩으로 돌아왔다는 것. 오랜만에 홍콩 도심을 누비며 담백한 맨몸 액션을 구사하고 있으니, 성룡의 팬이라면 환호할 만하다.

영화는 2인조 전문털이범으로 보이는 뚱땅(성룡)과 난봉(고천락)이 금고를 따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한눈에 보기에도 선량해 보이는 얼굴. 진지함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지만, 이들에게도 나름의 규칙은 있다. 살인, 유괴, 강도짓은 하지 않겠다는 것. 하지만 그놈의 돈이 뭔지! 생활고(?)에 시달리던 이들은 갱단의 ‘BB프로젝트’ 즉, 빌리언 달러 베이비 유괴작전에 뛰어든다. 그러나 초반부 아찔한 유괴작전이 성공한 이후, 영화는 <god의 육아일기>를 연상케 하는 가족드라마로 변모한다. 이때부터 도둑질보다 더 힘겨운 유모 노릇이 시작된다. ‘덤 앤 더머’ 커플, 뚱땅과 난봉은 아기를 달래기 위해 어설픈 부모 노릇을 하는 동시에 갱단과 경찰로부터 아기를 사수하는 등 유괴범의 본분을 망각하고 만다. 심지어 뚱땅은 아기에게 젖을 빨리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그 과정에서 아기의 수난도 만만치 않다. <전함 포템킨>의 유모차신을 능가하는 액션장면에 동원되고, 관람차와 고층건물에 대롱대롱 매달리는 등 보는 이의 마음을 졸이기 일쑤.

영문도 모르고 방긋방긋 웃는 아기와 매번 생사를 넘나들며 몸을 날리는 두 도둑의 콤비 플레이. <BB프로젝트>의 가장 큰 재미는 바로 이런 충돌에서 나온다. 물론 갱단의 말로가 어떻게 될지, 아기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는 불보듯 뻔하다. 악당들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멍청하고 유아적이며, 스토리는 여기저기서 짜깁기한 흔적이 역력하다. 하지만 우리가 성룡 영화에서 기대하는 것은 스토리가 아니지 않은가. <BB프로젝트>에는 알면서도 속아주는 재미가 있는 것이다. 관객의 마음을 녹일 만한 아기의 살인미소, 왕년의 액션스타 원표까지 끌어들인 성룡은, 꽤 영리했다. 비록 걸작은 아니지만, 그는 ‘오리지널 성룡 영화’를 기다리던 관객에게 완벽한 팬서비스를 남겼다(어김없이 나오는 NG신에도 주목!). 목에 칼이 들어와도 낙천주의를 포기하지 않는 그 귀여움 때문에, 우리는 성룡의 영화를 사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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