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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적인 두 사립탐정, 악에 맞서다
이다혜 2006-09-27

<가라, 아이야, 가라> <비를 바라는 기도>

데니스 루헤인은 인간의 어둠을 묘사하는 데 거침이 없는 작가다. 루헤인은 이미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영화화한 <미스틱 리버>나 인상적인 반전으로 한국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살인자들의 섬>에서 치유 불가능할 정도로 상처입고 황폐해진 인간의 내면을 동정없이 그려낸 바 있다. ‘사립탐정 켄지 & 제나로 시리즈’인 <가라, 아이야, 가라>와 <비를 바라는 기도> 또한 ‘현대 하드보일드 스릴러의 결정판’이라는 광고 문구가 과하지 않은 수작들로, 정당함이나 규칙에 아랑곳하지 않는 폭력적인 사립탐정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악에 맞서는 이야기들이다. 사립탐정인 패트릭 켄지의 일인칭시점에서 진행되는데 그에게는 앤지 제나로라는 동료 여탐정이 있다. <가라, 아이야, 가라>에서 두 사람의 파트너십은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긴밀하다. 30년 만에 나타난 보스턴 연쇄살인범을 잡은 공로로 유명세를 탄 지 2년이 지나, 두 사람은 자기 방 안에서 실종된 네살 난 여자아이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순수란 순수는 모두 파괴된’ 아이의 눈빛을 마주할까봐 켄지는 망설이지만 사건을 뿌리치지 못하고 수사에 나서는데 종래는 도시를 지배하는 거대한 악의 그림자 한복판에 선 자신을 발견한다. <비를 바라는 기도>에서 켄지와 제나로는 헤어진 상태다. 켄지는 예전에 사건을 맡았던 여자가 투신자살했다는 소식을 듣고 흑막을 직감한다. 켄지는 제나로와 다시 합세해, 사랑하는 사람의 고통에 인생을 잃다시피 했던 여자가 사랑 따윈 없다고 말하며 매춘을 하고 죽기까지 겪은 충격적인 일들을 수사해가면서 살인마를 찾아낸다. 재치 넘치는 동시에 속도감과 긴장감이 팽팽한 대화들은 엘모어 레너드를 연상시키며, 일말의 동정도 없이 온몸으로 악의 중심을 향해 몸을 던지는 인물들은 제임스 엘로이를 연상시킨다. <가라, 아이야, 가라>는 배우 벤 애플렉이 연출을 맡아 영화화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