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독립영화관>을 폐지하려 한다. 내부적으로는 이미 조율을 마쳤고, 이사회 결정만을 남겨둔 상태다. 원승환 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은 “극장에만 영상문화의 다양성이 있는 게 아니다. 다른 한축은 방송이 담당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한국방송이 얼마나 제구실을 하는지 궁금하다. 방송사에서 독립영화를 소개하거나 구매해 상영한 적이 몇번이나 있는지도 의문이다. 현 상황에서 해괴한 논리로 유일한 프로그램인 <독립영화관>을 폐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한독협은 성명서를 통해 KBS의 움직임을 강력히 비판했다. 폐지 반대 성명에는 독립영화계뿐만 아니라 영화노조, 감독조합, 제협 등이 동참해 이번 사안에 대한 충무로의 일관된 반응을 짐작하게 했다. KBS쪽은 “충분히 방영했다. 그리고 완전 폐지가 아니라 잠시 중단하는 것”이라고 응답했다.
하지만, 한독협은 “주류영화는 광고가 붙기 때문에 재방, 삼방으로 편성되고, 독립영화는 물론 저예산영화마저 편성과 방영의 기회를 갖지 못한다. 지상파 영화 소개 프로그램의 편향성은 영화 선택의 편향성으로, 흥행의 편향성으로, 그리고 다시 지상파 방영 영화의 편향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낳고 있”다며 ‘공영’ 한국방송의 현실을 비판한다. 조영각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개편 때마다 폐지를 논의했던 점을 보면 KBS가 <독립영화관>에 애정이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서울과 부산은 영화제들이 자주 열리지만 나머지 지역에서는 독립영화를 보는 거의 유일한 창구가 <독립영화관>이다. 역한류의 희생양으로 <독립영화관>을 폐지하는 건 말도 안 되는 발상”이라고 말했다. KBS는 <독립영화관>을 폐지하고 동시간대 아시아 다른 국가의 영상물을 방영하는 <아시아의 창>이라는 프로그램을 신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