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작은 섬>은 프랑스 만화가 크리스토프 샤부테가 지은 두편의 만화를 묶은 책이다. <어느 여름날>과 표제작인 <행복의 작은 섬>은 행복하지 못한 가정에서 살아가는 한 소년에 관한 이야기를 그렸다. 가정의 불화로 조부모 집에서 작은 기쁨을 발견하는 소년에게 인생은 ‘모든 것을 일찍 알게 만든다’는 이야기가 <어느 여름날>. 강에서 낚시를 하는 할아버지가 마치 강을 길들이듯 낚싯대를 휘두르는 모습을 보면서 소년은, 강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방법을 배워간다.
<행복의 작은 섬> 속 소년의 부모는 매일 싸우기만 한다. 엄마는 아빠의 일거수일투족에 목소리를 높여 트집을 잡고, 아빠는 엄마가 뭐라든 건성으로 듣고 짜증만 낸다. 소년은 부모가 싸우는 날이면 공원으로 가 홀로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시끄러운 집을 도망나온 어느 날, 소년은 공원을 배회하던 허름한 차림의 아저씨가 하모니카를 놓고 간 걸 보고 아저씨에게 가져다준다. 그 일을 계기로 두 사람은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시작한다. 아저씨는 소년에게 ‘수천개의 행복의 작은 섬’을 가로지르는 순간을 사는 사람들에 대해, 그들을 지켜보는 자신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아저씨 자신도 아들을 먼 도시에 두고 떠나와 홀로 살아가는 처지다. 두 사람은 서로 현실을 받아들이고 작은 행복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나눈다.
크리스토프 샤부테는 가정의 불화로 마음앓이를 하는 소년들이 세상에 귀를 기울임으로써 현실을 받아들이는 이야기를 잔잔하게 그려낸다. 소년이 겪어야 하는 고통은 외부세계가 아닌 바로 가정에서 시작되고, 그 탈출구가 외부세계에 귀와 마음을 여는 것이라는 충고는 가족 구성원들이 각기 이기적으로 살아가는 현실에 대한 가슴아린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