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미디어 소매상의 양대산맥인 아마존닷컴과 아이튠즈 스토어가 영화 다운로드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이들은 각각 지난 주말과 목요일에 영화 다운로드 서비스를 시작했다. 두 업체의 다운로드 사업 진출은 이미 예정된 것으로, 아마존은 올해 초부터 이 사업에 관심을 표명했고, 애플의 아이튠즈는 올해 6월에 다운로드 서비스를 시작할 것을 발표한 바 있다. 비슷한 시기에 사업을 시작하는 두 업체의 서비스는 그 내용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파라마운트, 소니, 유니버설, 워너, MGM, 라이온스게이트까지 거의 모든 메이저 영화사와 계약을 체결한 아마존과 달리 아이튠즈가 계약한 메이저 스튜디오는 디즈니 한곳에 불과하며, 다른 스튜디오들은 내년쯤 아이튠즈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는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가 디즈니와 맺고 있는 각별한 관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그는 디즈니의 중역일 뿐 아니라 디즈니의 주식을 가장 많이 보유한 개인주주이기도 하다. 아마존이 디즈니를 제외한 모든 스튜디오를 끌어들일 수 있었던 것은 서비스의 가격문제가 큰 원인으로 보인다. 아마존은 서비스 가격이 DVD 판매가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스튜디오의 요구를 받아들여 9.99달러에서 19.99달러 사이로 가격을 책정했다. 이는 시네마나우, 무비링크, AOL 등 여타의 온라인 소매상과 비슷한 수준. 반면 모든 노래와 TV 시리즈를 각각 99센트와 1.99달러로 서비스하는 아이튠즈는 모든 영화를 9.99달러에 판매하겠다는 정책을 밀어붙였다. 스튜디오의 압력에 직면한 아이튠즈는 결국 고전영화는 9.99달러, 신작은 14.99달러로 가격을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합법적인 영화 다운로드가 이미 일반화된 상황에서 선발주자와 차별화하기 위한 두 업체의 시도들이 눈길을 끈다. 애플은 다운받은 영화를 거실 TV에서 볼 수 있는 기기를 출시하고, 영화감상에 적당하도록 좀더 큰 화면의 아이팟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마존은 소비자가 DVD를 구매한 즉시 온라인에서 영화를 볼 수 있거나, 온라인으로 영화를 보고 DVD 구매여부를 결정하는 서비스를 신설할 계획이다. 그러나 두 회사 모두 다운받은 영화를 DVD 복제 가능하도록 만들어주는 서비스는 당장 시작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