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DVD가 할리우드의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을까. <미션 임파서블3> <다빈치 코드> <캐리비안의 해적>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블루레이와 HD-DVD 포맷으로 미국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차세대 DVD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고 있다. 차세대 DVD란 HD급의 고화질 영상을 저장할 수 있도록 4.7GB 정도인 기존의 DVD 용량을 5배 이상 증대시킨 새로운 DVD 포맷을 통칭하는 단어. 50GB에 이르는 저장용량을 자랑하는 소니의 블루레이와 저렴한 가격이 장점인 도시바의 HD-DVD가 양대 진영을 이루고 있다.
차세대 DVD 시장을 선점하려는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의 열기는 뜨겁다. 디즈니, 이십세기 폭스, 파라마운트 등이 블루레이로 영화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데 이어, 유니버설, 워너브러더스 등은 HD-DVD에 러브콜을 보낸 상태다. 블루레이 진영에 속하는 12개 영화사들은 올해 안에 75편의 작품을 블루레이 포맷으로 제작해 일본에도 공급할 예정이다.
스튜디오들이 차세대 DVD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현재 미국 내 DVD 시장이 급속히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해 25%의 성장률을 자랑하던 DVD 시장의 올해 예상 성장률은 3.2%. VHS까지 포함한다면 전체 홈 비디오 시장은 겨우 0.6%의 증가세를 기록할 예정이다. DVD 타이틀 제작 건수도 전년 대비 39%나 감소했다. 한 분석가는 “DVD 시장은 유례없이 가파르게 성장해왔다. 하지만 그럴수록 정점에도 일찍 도달하는 법이다. 시장은 더이상 커질 여지가 없다”며 DVD 시장의 정체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임을 강조했다. 영화 한편 수입의 50∼60%를 DVD 판매에 의존해온 스튜디오들로서는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차세대 DVD 시장이 새로운 활로로 각광받고 있지만, 전망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차세대 DVD를 재생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플레이어가 필요한데다가, 두개의 포맷이 서로 호환되지 않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어떤 것을 선택할지 혼란을 느끼게 될 것이고, 표준 포맷이 자리잡을 때까지 DVD 판매량은 감소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는 소니픽쳐스가 <울트라 바이올렛> <트리플 엑스> 등 7편의 블루레이 타이틀을 최초로 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