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되기 위해 웃통 벗고 씨름판에 나선 뚱보 소년의 이야기. 어릴 때부터 마돈나를 동경하며 자란 소년 동구(류덕환)는 졸업하는 즉시 ‘여자’가 되겠다는 야무진 꿈을 갖고 있다. 그는 수술비 마련을 위해 학업도 뒤로하고 갖가지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정신없다. 하지만 일자리를 잃은 뒤 매일 술로 삶을 탕진하는 아버지 때문에 동구는 알뜰히 모아뒀던 돈을 하루아침에 날리게 된다. 실의에 빠져 지내던 동구는 어느 날 우연히 씨름부 감독(백윤식)을 만나게 되고, 씨름대회에서 우승하면 5백만원의 장학금을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마돈나가 되기 위해 샅바를 잡은 소년은 과연 자신의 꿈을 멋진 뒤집기 한판으로 이룰 수 있을까. <품행제로> <안녕! 유에프오> <아라한 장풍대작전> 등의 시나리오를 함께 썼던 이해영, 이해준 감독의 데뷔작. 영화를 보면, “동구를 통해 경쾌하고 즐거운 성장의 도약을 보여주겠다”는 두 감독의 출사표가 헛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씨름부 덩치들을 비롯해 귀여운(?) 캐릭터들을 한꺼번에 맛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20년 전 남고생들을 설레게 했던 이상아가 동구의 엄마 역으로, SMAP의 멤버이며 친한파로 불리는 구사나기 쓰요시가 동구가 짝사랑하는 일어 선생님으로 깜짝 출연한다.
배우들
“아니, 류덕환은 어딨는 거야?” 8월14일 <천하장사 마돈나>의 첫 시사회가 열렸던 CGV용산. 감독과 배우들이 무대인사를 하는 동안 객석에선 적잖은 술렁임이 일었다. 삼겹살을 주식으로, 오겹살을 간식으로, 닭가슴살을 디저트로 먹고서 무려 27kg이나 찌웠다는 주인공 동구 역의 류덕환을 쉽게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류덕환, 맞긴 맞아?” 촬영을 끝내자마자 본격 감량에 들어간 터라 이날 시사회에선 류덕환은 통통한 볼살 대신 여린 몸매를 선보였다. “몰라요∼”로 유명한 개그맨 문세윤을 비롯해 김용훈, 윤원석 등 씨름부 문제아 3인은 타고난 신체를 갖고 있어 별 문제가 없었지만, 류덕환과 주장으로 나오는 이언은 씨름인의 몸매를 만들기 위해 60일 동안 하루 6끼씩 먹어치워야 했다. 이해영, 이해준 감독은 “완전한 사육이었지만, 합법적이었다”고 농담하지만, 고무줄처럼 체중을 늘렸다 줄였다 해야 하는 배우들로선 죽을 맛이었을 거다. 씨름선수 출신 모델 이언은 현장에서 배우들에게 실전 씨름을 가르치는 특별교사이기도 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