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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지균 감독이 6년 만에 연출한 작품, <사랑하니까, 괜찮아>
강병진 2006-08-14

민망한 순간을 들켜도, 사랑하니까 괜찮다. 민혁(지현우)은 어느 날 여자 화장실이 만원이라며 남자 화장실로 찾아온 당돌한 소녀 미현(임정은)에게 필이 꽂힌다. 그날부터 지칠 줄 모르는 민혁의 순정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꽃방석으로 장식한 자전거로 매일 등·하굣길 동행하기, 사물함 가득 장미꽃 채우기, 미현이 전용 화장실 세팅하기, 눈 오는 날 길 만들어주기 등 남들은 뭐라 할지언정 민혁에겐 사랑하니까 모든 게 괜찮다. 그러나 민혁의 순정이 무색하게도 미현은 미안하다는 한마디만 남기고는 그의 곁을 떠난다. “노란 신호등 같아서 가지도 멈추지도 못하게” 만드는 미현의 이별통보에 민혁은 미소를 잃어버린다. 그로부터 2년 뒤, 다시 화장실에서 재회한 두 사람. 보고 싶었다는 말 대신 화부터 내고 돌아서는 민혁에게 미현이 외친다. “나 죽는대… 곧 죽을 여자랑 연애 안 할래?” 사랑하기 때문에 ‘죽음’도 상관없는 그들에겐 이제 “하루를 십년처럼” 사랑하는 일만 남는다. <겨울 나그네> <청춘>의 곽지균 감독이 6년 만에 연출한 작품이다.

누나의 꿈, 지현우

커피는 몸에 좋지 않아요.” ‘싸가지(없는)’ 지 PD가 웬일인가 싶은 미자(예지원)에게 다시 지 PD가 일침을 날린다. “그건요. 최미자씨 가뜩이나 안 좋은 머리, 커피 마시면 더 나빠질까봐 그런 거예요.” 역시 이놈의 싸가지. 하지만 그의 속마음은 누나들을 달뜨게 만들기 충분했다. “목이 약한 미자씨…, 자꾸 커피 들이켜는 게 맘에 걸렸어요.”

시트콤 <올드미스 다이어리>의 지 PD로 단번에 누나들의 꿈에 날아든 지현우. 심지어 그의 팬카페 ‘지현우와 누나 본능’은 지현우의 누나뻘 되는 여성들만 가입할 수 있을 정도다. <사랑하니까, 괜찮아>에서는 더 ‘어린’ 역을 맡아 누나들의 기대는 사그라질 줄 모른다. 함께 출연한 임정은도 지현우 보다는 2살 연상이라고. 그룹 ‘더 넛츠’의 멤버이면서 ‘문차일드’, ‘MC the MAX’의 기타 세션을 맡기도 한 그는 이번 영화에서 아카펠라 합창단원 역을 맡아 한동안 숨겨놓은 노래 실력을 유감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사랑하니까, 괜찮아> 이후에도 2006년은 지현우에게 매우 바쁜 한해가 될 듯. 현재 드라마 <오버 더 레인보우>에서 조폭생활을 청산하고 가수를 꿈꾸는 권혁주를 연기하는 그는 올 겨울에 개봉하는 영화판 <올드미스 다이어리>에선 다시 지 PD의 신화를 재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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