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을 먼저 말하자면 독극물을 넣는 사람의 마음속에 괴물이 자라며, 그 괴물은 감옥에 잡혀가 처벌받는다. ‘업무 집행 중인 미군’이 아니라면 말이다. 영화에서 보듯 한강에 독극물 방류를 지시한 괴물이 있었는데 그는 미군 내 영안소에서 근무하던 맥팔랜드라는 자였다. <괴물>의 서두에 소개된 독극물 무단방류 사건은 실제 일어난 일로 때는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화와 똑같이, 용산 미군 영안소 부책임자 맥팔랜드는 군무원에게 싱크대에 독극물을 버릴 것을 지시하고 종용했다. 독극물은 포름알데히드와 메탄올 성분이 든 시체 방부 처리용 용액 20박스(1박스당 475ml, 총 480병)였다. 정화과정 없이 하수구를 통해 그냥 방출했다. 담당자는 독극물이 한강으로 흘러가면 온갖 부작용을 일으킨다고 저항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후 이를 알게 된 분노한 미군 내 용역 노동자의 제보로 미군이 오랫동안 관행처럼 여겨온 독극물 무단방류는 전 국민적인 한국인의 저항과 맞닥뜨리게 된다. 미군 사령부는 ‘물에 희석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괴물스러운 결론을 내렸지만, 지시를 이행한 군무원은 두통과 메스꺼움으로 병가를 내야 했다. 맥팔랜드는 기소됐고 징역 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그는 미군 내에서 자체 징계를 받았으나 감옥도 가지 않았고 오히려 승진했다.
그럼, 포름 알데히드는 무엇인가. 물에 잘 녹는 살균방부제다. 오랫동안 포름알데히드에 노출되면 정서적 불안정, 기억력 상실로 이어진다. 물에 풀면 어패류가 죽고 사람은 심각한 질병에 시달리게 된다. 물에 희석되기는 하지만 유해성이 쉽게 없어지진 않는다. 미군은 일본 오키나와 기지의 시설에서만 포름알데히드를 처리하게끔 할 정도로 스스로 독극물임을 잘 알고 있다. 포름알데히드 병에는 이렇게 써있다. ‘주의: 발암물질, 포름알데히드를 함유하고 있으므로 반복 및 장기 노출은 위험을 증폭시킴. 인체에 노출되면 폐, 코, 인후부, 콧구멍, 관련 암을 유발해왔음. 심각한 피부질환과 자극’. 인체에 노출될 때 중추신경계 장애, 쇼크, 혼수상태,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니 사람보다 약한 물고기가 영화에서처럼 포름알데히드에 노출됐다면 목숨이 온전치 못했을 것이다. 더구나 물고기는 수명이 짧아 독극물이 오랫동안 몸 안에 쌓여 몸을 변화시키기엔 역부족이다. 포름알데히드가 유전자 변형 생물체를 만든다는 건 사회-생태학적 상상력으로는 훌륭하지만, 실제 과학적 가설로는 타당성이 높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