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센터가 흔들린다. 2002년 5월 광화문 미디액트 개관을 시작으로 영상미디어교육과 비영리적 영상창작활동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한 미디어센터가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6월22일 대구미디어센터는 문화활동가들과 독립영화인들의 강한 비판에 직면했다. 발단은 문화관광부가 주관하는 지역미디어센터 사업에 참여한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이 일방적으로 미디어센터 소장을 비롯한 운영진을 선임했기 때문. 원승환 한국독립영화협의회 사무국장은 “대구의 상황은 과거 활력연구소 폐쇄나 강서영상미디어센터의 파행 사태의 연장선에 있다. 사업을 운영하는 지자체가 시민과 함께하는 사업임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들 배치하며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독협 남태우 사무국장은 “문광부가 재원을 투자하고도 제대로 말할 수 없는 희한한 구조다. 건물을 짓더라도 감리를 하는데 이는 설계도만 던져주고 방치하는 꼴이다. 그러니 사람들이 공사를 안 하고 놀건 철근을 빼돌리건 알 수가 없다. 대구시는 이게 아파트인지 공장인지도 모르고 특정단체에 위탁을 주고, 이해관계를 노린 사람들이 무임승차하는 양상”이라고 표현했다. 문광부는 올해도 천안, 제천, 안동에 새 지역미디어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미디액트 이주훈 사무국장은 “지원이 풍부하면 인력이 없고, 인력이 없으면 지자체가 관심이 없는 불균형이 반복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미디액트는 다른 고충을 겪고 있다. 개관 5년을 맞이한 미디액트는 노후된 장비를 보강하지 못해 불편을 토로하는 독립영화인들이 늘고 있다. 영진위에서 책정해준 올해 장비예산은 2천만원. 미디액트가 자체적으로 2천만원을 더했다. 원승환 사무국장은 “미디액트는 독립영화 제작의 지원기지로서 실로 많은 역할을 했다. HD나 HDV 촬영장비가 보강되지 않아 많은 독립영화인들이 다른 업체에서 비싼 돈으로 대여해서 작업하고 미디액트는 대여사업이 부실해지는 이중고가 발생했다. 영진위에서는 독립영화에 HD가 왜 필요하냐고 할지 모르지만 예산 삭감으로 인한 결과”라고 말했다. 혹자는 “장비 예산이 예산 검토 전에 대폭 축소됐다”고 밝혔다. 이주훈 미디액트 사무국장은 “센터가 운영하는 사업이 잘될수록 수익은 발생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미디어센터 사업의 의의를 어떻게 평가하고 어디까지 지원할 것인가를 합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센터의 외로운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