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과 주먹을 마스터한 열아홉 싸움고수 승석(이준기). 어느 날 그의 앞에 소심한 샐러리맨 장가필(이문식)이 나타난다. 깡패에게 맞은 딸을 위해 복수를 다짐한 그는 스무살이나 어린 승석에게 특훈을 요청한다. 승석은 단호히 거절하지만, 가필에게 남은 건 자존심이 아니라 절박함뿐. 결국 스승과 제자의 예를 깍듯이 지킨다는 전제하에 가필을 제자로 받아들인 승석은 그를 위해 40일 속성 트레이닝 코스를 마련한다. 10분 만에 남산 주파하기, 철봉에 매달려 ‘L’자로 버티기, 시속 100km로 날아오는 야구공 피하기 등등. 듣도 보도 못한 스페셜 특훈이 줄줄이 이어지면서 뱃살이 출렁이던 가필의 몸은 어느새 날씬한 근육질로 업그레이드된다. 약속한 40일이 지나고, 드디어 돌아온 결전의 날. 승석은 아직 트레이닝의 마지막 코스를 통과하지 못한 가필이 과연 최강의 상대를 맞아 승리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재일동포 3세 소설가 가네시로 가즈키의 <플라이, 대디, 플라이>를 원작으로 한 영화다.
‘더 좀비스’ 3부작
<레볼루션 No.3> <플라이, 대디, 플라이> <스피드>. 가네시로 가즈키의 이 시리즈는 ‘더 좀비스 3부작’으로 불린다. ‘더 좀비스’로 불릴 만큼 공부도 못하고 미래도 불투명한 고등학생들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3개국 혼혈아, 미국인 혼혈아, 한국계 일본인들이 섞여 있는 이들에겐 별다른 꿈이나 희망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너희들, 세상을 바꿔보고 싶지 않냐?”는 생물선생의 말 한마디가 이들을 감전시킨다. ‘더 좀비스’란 이름으로 조직을 결성하고, 작전을 담당하는 미나가타와 몸으로 부딪치는 박순신, 그리고 그들을 웃음으로 위로하는 야마시타 외에 44명의 친구들은 세상을 바꿀 방법을 강구한다. 결국 그들의 선택은 자신들보다 우성형질(?)을 가진 여학교의 축제에 잠입하여 공부 잘하는 여자를 만나 우수한 유전자를 가진 아이를 낳는 것. 그러나 이후로는 우연히 만난 의뢰인들이 이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시작한다. 영화의 장가필, 소설의 스즈키 하지메는 이들의 두 번째 의뢰인이다. 하지만 ‘더 좀비스’는 단지 이들의 고민을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들은 의뢰인이 갖고 있던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키는 한편, 해결의 마지막장을 축제로 만들고 그를 영웅으로 만든다. DC나 마블의 영웅들도 이루지 못한 ‘풀서비스’의 달인들인 것. 유사시에는 정말 외치고 싶을지도 모른다. ‘더 좀비스! 도와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