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에 도전장을 던진 스페인 극장 체인이 제1라운드를 승리로 장식했다. 디즈니는 총 박스오피스 수입에서 배급사가 취하는 요율을 낮추기로 했고, 스페인 극장 체인들은 <카>의 개봉을 허락했다. 옐모 시네플럭스, 아바코 시네박스, 시네사, 키네폴리스 등 스페인 4개 극장 체인은 지난 6월부터 디즈니 영화 상영을 거부해온 상태다. 현재 박스오피스 수익의 53∼54%에 달하는 필름 대여 수수료를 47.5%까지 낮추라는 것이 이들의 요구였다. 그 희생양이 된 것은 <무서운 영화4>. 스페인 전체 상영관의 40%를 차지하는 4개 극장 체인이 상영을 거부한 탓에 개봉 뒤 10일 동안 고작 350만달러를 버는 데 그쳤다. <무서운 영화3>가 같은 기간 올린 수익(900만달러)의 1/3을 겨우 넘긴 액수다. <카>와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 개봉을 앞둔 디즈니로서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었을 터. 이 두 영화가 <무서운 영화4>와는 급이 다른 영화인 만큼 극장쪽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옐모 시네플럭스와 아바코 시네박스는 디즈니가 취하는 비율을 50% 선까지 낮추는 것으로 협상을 보았고, 시네사도 <카>와 <캐리비안…>을 개봉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시적인 휴전일 뿐 전쟁은 계속될 모양이다. 옐모 시네플럭스 대변인은 “좀더 나은 요율을 얻어냈지만 우리가 원하던 만큼은 아니었다”면서 “앞으로 협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