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영화제 외국어영화상 부문의 규정과 절차가 크게 보완됐다. 새 보완책은 내년에 열릴 제79회 아카데미영화제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출품 자격 요건에 관한 것. 출품국 자국의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 영화의 경우 자격 미달로 보았던 예년과 달리, 내년부터는 출품국의 언어 사용 여부가 기준에서 제외됐다. 한 국가에서 한편의 영화만 출품할 수 있다는 조항에는 변함이 없지만, 그동안 영화 속 대사 때문에 벌어졌던 자격 박탈 해프닝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가령, 크지슈토프 키에슬로프스키의 <세가지 색: 레드>가 공동 제작국 스위스의 명의로 출품되었다가 영화의 대사가 프랑스어로 되어 있다는 이유로 탈락하고, 미카엘 하네케의 <히든>이 오스트리아 국적으로 출품되었으나 프랑스어 대사 때문에 역시 탈락하는 등 적지 않은 논란이 있었다.
특히 지난해 이탈리아영화로 출품되었다가 아랍어와 헤브루어를 쓴다는 이유로 자격 미달 판정을 받은 사베리오 코스탄조의 <프라이비트>가 이번 결정의 도화선이 됐다고 알려져 있다. 아카데미영화제 사무국장 브루스 데이비스는 <프라이비트>의 경우를 지적하던 중, “오로지 포르투갈어 대사로만 되어 있는 대만영화를 보내온다 해도 올해는 그 작품을 접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두 번째 변화는 후보작 선정단의 구성과 선정 절차에 대한 것이다. 지금까지 LA의 회원들만이 후보작을 선정할 수 있었던 것에 반해, 내년부터는 선정과정을 두 단계로 나누고, 두 번째 단계에는 뉴욕의 회원들도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지난해까지는 LA의 회원들만이 최종까지 모여 5편의 최종 후보작을 뽑아왔다. 새로운 절차에 따르면, 수백명의 LA 회원들이 예년과 마찬가지로 60편의 출품작 중 9편의 영화를 1차 선정하고, 1차 과정에 참여했던 회원 중 무작위로 차출된 10명, 1차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던 다른 LA 회원 10명, 그리고 뉴욕 지역의 회원 10명 등 30명이 다시 2차 회의를 통해 최종 후보작을 뽑게 된다.
한편, 외국어영화상 이외의 부문에서도 수정 사항이 몇 가지 추가됐다. 음향편집상의 후보작은 3편에서 5편으로 늘리고, 다큐멘터리 부문은 장편일 경우 8개 도시, 단편일 경우 4개 도시에서 개봉 및 공개된 영화여야만 출품이 가능해졌다. 단편영화 부문에서는 한명의 프로듀서 또는 제작팀이 복수의 후보로 오르는 것을 규제했던 예년의 방침을 바꿔 내년부터 허용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