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관객, 언론인, 아니면 영화업계? 그리고 영화제들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설립된 서구 모델을 늘 따라야 한다는 건 누가 결정했나? 중국 특유의 공식 관료주의, 개인적 혼잡함, 그리고 문화적 우월주의의 혼합으로 상하이국제영화제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일을 하기로 했다.
굳이 말하자면, 상하이국제영화제는 자기네가 세계 영화제를 규제하고 있다고 생각하길 좋아하는 파리 기반의 단체, 국제영화제작자연맹(FIAPF)의 최정예 클럽인 제1종 국제 경쟁영화제에 속하는 중국 회원이다. 그러나 FIAPF는 질적인 등급을 매기지 않는다. 그래서 상하이는 칸, 베를린, 베니스와 같은 범주에 자리잡고 앉아 있다.
상하이는 험난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 1993년 출범한 이래 1990년대에는 격년제로 열리다가 2001년부터 매해 열리게 되었고, 2004년에는 사스로 인해 영화제가 취소되었다. 그래서 올해 영화제(6월17∼25일)가 아홉 번째밖에 안 되는 것이다. 몇년 동안 이 영화제에 정기적으로 참가했던 경험자들에 의하면 상하이국제영화제 조직은- 적어도 외국인의 관점에서 보면- 조금도 향상되지 않았다. 최상위 VIP(말하자면 심사위원 정도)라면 리무진, 통역자, 도우미, 공식만찬 등 모든 면에서 안락한 호위를 받을 것이다. 그냥 보통 VIP라면, 공항에서 누군가가 마중 나와줄 수도 있고(그렇지 않을 수도 있고), 개인적으로 활용할 통역, 도우미, 차를 제공받을 수도 있고(그렇지 않을 수도 있고), 식사 쿠폰을 받을 수도 있고(그렇지 않을 수도 있고), 공식행사에 초청을 받을 수도 있다(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것 외에 무료 숙박은 최대 4박까지만 기대할 수 있고, 영화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영화를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설명하는 정보 패키지 같은 건 아예 기대할 수 없다.
VIP가 아니라면, 당신은 단순 공식 게스트가 된다. 공식 게스트가 되기 위해선 영화제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양식을 채우고 도착시 등록비(언제 등록하느냐에 따라 22만5천∼30만원)만 지불하면 된다. 상하이국제영화제쪽은 네곳의 추천 호텔 중 하나에 방을 예약해줄 것이다(지불은 해주지 않는다). 그러나 실제로는 직접 인터넷에서 예약하면 더 저렴하다.
상하이국제영화제는 현대 중국의 모든 모순의 축소판이다. 즉, 개인적 친절함이 가미된 관료주의적 혼잡함, 언제고 부과되거나 깨질 수 있는 고정 규칙들, 그리고 현장의 재치빠른 임기응변이 있는 것이다.
이런 혼합이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고 미치게 만들 수도 있는데, 부분적으로는 중국어를 할 수 있느냐(이런 경우 모든 것이 갑자기 단순해진다), 그리고 중국식 사고방식, 즉 ‘이 방법밖에 없다’는 사고방식에 ‘뭐, 오천년 문화역사를 가진 13억 인구의 나라에 대고 뭘 어떻게 하라고 말할 입장도 아니다’라는 생각에 찬성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동일한 태도가 프로그래밍에서도 반영된다. 부산영화제를 포함한 대부분의 아시아영화제들은 대개 서구의 예술영화제 모델을 따른 반면, 상하이국제영화제는 선정기준이 드러나지 않는 200편의 세계 장편영화들을 규정할 수 없는 혼합체로 도시 전역의 25개관에서 상영한다. 중국 본토영화 출품작의 경우, 최고의 영화들은 서구 영화제에 내보내기 위해 제작자들이 참가를 보류하기에 상하이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는 50여편은 대부분 별 볼일 없다.
그러나 올해 상하이국제영화제는 인상적인 심사위원 라인업(뤽 베송, 펑샤오강, 곽경택, 봉준호, 가브리엘 살바토레스, 관금붕 그리고 영국의 제작자 던컨 켄워시)을 갖추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봤을 때, 그 모든 단점에도 이번 프로그램은 대부분의 서구 영화제보다는 세계영화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중국에서 연간 극장개봉이 허용되는 비중국영화가 20편 정도밖에 안 된 상황을 보면- 게다가 이중 약 18편이 이래저래 미국 제작물인 것을 보면- 이 영화제는 존재할 필요가 있다.
Who are film festivals for: audiences, journalists or the industry? And who decided festivals should always follow the western model established after World War II? With a typically Chinese mixture of official bureaucracy, personal chaos and cultural superiority, the Shanghai Intl. Film Festival has decided to do things its own way.
Technically, SIFF is the Chinese member of the elite club of Category 1 international competitive film festivals, as sanctioned by FIAPF, a Paris-based organisation that likes to think it regulates the festival world. But FIAPF imposes no qualitative ranking. So, Shanghai sits alongside Cannes, Berlin and Venice in the same category.
SIFF has had a rocky history. After starting in 1993, it was biannual during the 1990s, became annual from 2001 and was cancelled in 2004 due to the SARS scare. Thus, this year's edition (17-25 June) is only the ninth.
Veterans who have attended regularly over the years say SIFF's organisation hasn't improved one jot - at least from a foreigner's point of view. If you are a Super VIP (a member of one of the juries, say), you are cocooned all the way in a warm bed of limos, interpreters, flunkies, official dinners and so forth. If you are a regular VIP, you may (or may not) be met at the airport, may (or may not) be given an interpreter/aide/car for your personal use, may (or may not) be given meal vouchers, and may (or may not) get invitations to official events. Aside from that, expect a maximum of four nights' free hotel accommodation, and don't expect to get any information pack explaining how the festival works or how you get to see movies.
If you are not a VIP, you are an Accredited Guest - and to become an Accredited Guest you simply fill in a form on the festival's website and, on arrival, pay a registration fee (W225,000-300,000, depending on when you registered). SIFF will book you (but not pay for) a room in one of four recommended hotels; however, it's actually cheaper to book it yourself on the internet.
SIFF is a microcosm of all of modern China's contradictions: bureaucratic entanglements leavened by personal friendliness, fixed rules which can be imposed or broken in a second, and fast-thinking, on-the-spot improvisation.
The mixture can be enchanting or maddening, depending partly on whether you speak Chinese (in which case, everything suddenly becomes simple) and whether you subscribe to the Chinese way of thinking that this is the only way and, hell, who are you to tell a country of 1.3 billion people with a 5,000-year-old culture how to do things.
The same mindset dictates the programming. Whereas most Asian festivals, including Pusan, have largely followed the western arthouse model, SIFF is an uncategorisable melange of 200 international features (old, new, commercial, arty) shown on 25 screens throughout the city, with no apparent selection criteria. Most of the 50 or so new Mainland Chinese films are mediocre, as the best stuff is held back by producers to attend western festivals.
But this year's SIFF had an impressive lineup of jurors (directors Luc Besson, Feng Xiaogang, Kwak Kyung-taek, Bong Joon-ho, Gabriele Salvatores, Stanley Kwan, plus U.K. producer Duncan Kenworthy). And overall, the programme, for all its faults, is a truer representation of world cinema than most western festivals'. With only 20 non-Chinese movies allowed to be released theatrically in China every year - 18 of which are generally U.S. productions in some way or another - it needs to 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