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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카스 비즈니스 아카데미, 영화 비즈니스 전문 MBA 과정 신설

영화 인력 양성을 위한 영국식 백년대계

<월래스와 그로밋: 거대토끼의 저주>가 개봉되었던 지난해 가을, 감독 닉 파크의 이름을 빌려 대대적인 홍보 전략을 벌인 곳이 있었으니, 바로 그의 출신 학교인 영국 국립영화학교(NFTS)였다. 1971년 개교 이래 꾸준히 영화현장의 인력들을 배출해오며 이른바 ‘차세대 영화인의 산실’임을 자부해왔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아는 사람만 아는 식에 머문 소극적인 자세였다. 그랬던 NFTS가 닉 파크의 작품 속에 줄줄이 딸려나오는 크레딧의 굵직굵직한 이름들이 대부분 자기 학교 출신이라고 내세우며, 젊은 재능들이 영화에 대한 꿈을 이루기 위한 적임지라고 목청을 드높였다. 특수효과나 시나리오 발전 과정처럼 새롭게 신설된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6월에는 런던필름스쿨(LFS)의 50주년 행사가 열리면서 ‘영화 인재 양성소’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그간의 성과와 전망을 풀어놓고 있다. 마이크 리가 얼굴마담으로 나섰다. 행사의 일환으로 ‘교과 과정을 벗어난 반항은 가능한가?’라는 주제 토론도 이루어진다. 아무리 영화에 대한 ‘스스로 학습’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지만, 바닥에서 시작하는 도제식 입문이나 각개약진보다는 여전히 제도교육/교육제도 속에서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는 학교 교과 과정의 강점을 설파한다. NFTS가 국립학교이기 때문에 유학생에게 상대적으로 인색한 반면, LFS는 해외 인재에게 문호를 열고 있다는 차별점도 부각한다.

올 9월에는 카스 비즈니스 아카데미에서 최초로 영화 비즈니스 전문 MBA 과정을 시작한다. 이곳에서 내세운 이들 중 하나가 켄 로치의 프로듀서이다. 칸에서의 수확 이면에는 여전히 거대 자본에 가려진 영화 제작의 어려움이 있으며, 이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고급 비즈니스 인력을 길러야 한다고 설파한다. 그 대상은 단지 영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영국처럼 (혹은 적어도 켄 로치처럼) 영화를 만들고 싶어하는 세계 각국의 영화산업 종사자들도 아우르고자 한다.

이들 학교는 모두 영국 영화산업 인력의 집결체인 스킬세트와 영국 영화위원회가 2003년부터 5년간 5만 파운드의 예산 규모로 지원하고 있는 다섯개의 영화 전문 인력 교육기관에 속한다. 각자의 대표선수를 내걸고 벌이는 경쟁 속에서 이들은 지속 가능한 성공 모델을 모색하고 있다. 할리우드로 가는 지름길은 영국을 경유해가는 것이라는 이들의 화법 속에서 한편으로는 할리우드를, 다른 한편으로 해외영화 인력을 향해 손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