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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의 월드컵 상생전략, 효과있다
김수경 2006-06-20

한국전 무료 중계 등 적극 대응으로 관객 감소폭 예상보다 적어

극장과 월드컵의 혼전이 시작됐다. 영화예매 사이트 맥스무비에 따르면 월드컵 한국 대 토고전이 열린 지난 6월13일 영화 예매량은 평소 예매량의 20%에 불과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전이 열린 날의 예매율은 12%에 불과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전국관객도 전주 주말에 비해 30% 정도 하락했다. 토고전에는 멀티플렉스 관객도 평소보다 30∼40% 정도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극장가의 월드컵 악몽이 실현될 듯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월드컵이 개막한 주말 CGV용산은 평소보다 관객이 15% 정도 감소했지만 CGV강변은 거의 변동이 없었다.

2002년과 달리 극장업계가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한국전이 열리는 날은 적극적으로 관객을 유치하고 있다.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는 공히 HD급 디지털 방송을 통해 관객에게 중계방송을 무료로 제공한다. CGV 김민지 대리는 “한번에 5만명씩 초청하는데 좌석점유율은 70∼80% 수준이며 평소 영화 상영 때보다 열기가 더 높다. 극장 매점 수익의 증대나 월드컵 관련 광고 유치를 감안하면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롯데시네마의 한 관계자는 “오후 10시에 경기가 있는 날은 관객이 줄어드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새벽 4시에 경기가 열리는 날은 오히려 부가적인 관객 상승을 꾀할 수 있다. 축구중계로 고객서비스를 하면서 브랜드 인지도도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팀의 승리가 계속되고 분위기가 가열되면 향후 상황은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CGV의 내부 분석에 따르면 2002년 월드컵 기간 동안 2005년의 동기간보다 8% 높은 관객 동원을 기록했다고 한다.

결국 관객 동원의 관건은 좋은 영화의 유무다. 한 배급 관계자는 “대부분 한국영화들이 월드컵 시즌을 피하면서 한국영화, 외화 모두 개봉을 미루는 사례가 빈번해져 하반기 배급시장의 적체 현상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월드컵이 끝나는 7월부터는 <한반도>와 <괴물>을 비롯한 한국영화 대작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정면 충돌이 예상된다. 축제가 끝난 뒤 극장가의 환호성은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