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미국은 슈퍼맨의 성 정체성에 대한 논쟁이 한창이다. 이같은 논쟁이 수면에 드러난 것은 미국 게이잡지 <어드보킷>이 ‘슈퍼맨은 얼마나 게이인가’라는 제목의 특집 기사를 내면서부터. 기사에 따르자면 슈퍼맨은 이보다 더 게이일 수 없다. 몸매가 드러나는 복장을 즐기고, 사회로부터 조금 소외되어 있는 존재이며, 이중적인 삶을 살아가기 때문이다. <슈퍼맨 리턴즈>의 감독이 <엑스맨>을 연출한 동성애자 브라이언 싱어라는 사실 또한 <어드보킷>의 의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문제는 슈퍼맨의 성 정체성 논란이 흥행에 끼칠 영향력이다. <LA타임스>의 조사에 응한 홍보 전문가들은 이같은 논쟁이 흥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보수적인 지역의 십대들은 게이 관객의 지지를 받는 작품의 관람을 꺼릴 것이며, 3억달러짜리 블록버스터 이미지가 게이 논쟁으로 인해 지나치게 말랑말랑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명백한 동성애 코드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성공한 <엑스맨>의 전례도 있다. 하지만 <LA타임스>가 인터뷰한 게이 칼럼니스트는 “<엑스맨>과는 달리 <슈퍼맨 리턴즈>는 (전통적으로 게이들에게 인기있는) ‘벗은 근육남 영화(Beefcake Movie)’의 일종이다. 18살에서 34살의 이성애자 남자들은 슈퍼맨의 성 정체성 논쟁을 불편하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게이 방송 <로고>에 대규모 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한 워너브러더스는 이같은 분석이 어긋나기만을 바라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