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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보고] <착신아리 파이널> 도쿄 시사 및 기자회견
정재혁 2006-06-07

기자회견에 참석한 배우들.

저주의 메시지, 전송 안 하면 죽는다!

“전송하면 죽지 않아.” 휴대폰 메시지로 옮겨다니는 죽음의 바이러스, <착신아리 파이널>이 5월24일 저녁 5시 도쿄 이이노홀에서 최초로 공개됐다. 촬영의 70%가 부산에서 이뤄진 <착신아리 파이널>은 일본의 고교생들이 부산으로 수학여행을 온다는 설정으로 일본의 가도카와 픽처스와 한국의 CJ엔터테인먼트가 공동 제작한 작품. 이날 자리에는 <착신아리> 시리즈의 제작자 아리시게 요이치와 주연배우 구로키 메이, 호리키타 마키, 장근석 등이 참석했고, 영화 시사에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에는 영화에 출연했던 학생들이 교복 차림 그대로 무대에 올라 주목을 받기도 했다. <착신아리 파이널>의 중요한 컨셉은 전송이다. 아리시게 PD는 “<착신아리> 시리즈의 원작자 아키모토 야스시가 휴대폰의 기능 중 하나인 전송을 통해 사건을 풀어가겠다고 했다”며 이번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죽음의 메시지를 다른 누군가에게 전송하면 살고, 전송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것이다.

영화는 이지메의 아픔을 견디다 못해 목을 맸던 아스카(호리키타 마키)의 사연에서부터 시작한다. 간신히 목숨은 건졌지만, 친구들과는 수학여행에도 가지 못한 아스카는 자신을 괴롭혔던 친구들을 하나둘 죽이기로 결심한다. 컴퓨터 앞에 앉아 친구를 한명씩 지목하면, 선택당한 아이에게 “전송하면 죽지 않아”라는 메시지가 발송된다. 자신이 죽을 것이냐, 다른 누군가에게 그 메시지를 재전송할 것이냐. 수학여행을 떠났던 학생들은 갑작스러운 살인사건으로 공포에 휩싸이고, 에미리(구로키 메이)와 그의 한국인 남자친구 진우(장근석)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나선다. 청각장애인인 진우와 에미리는 죽음의 메시지가 아스카에게서 발송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에미리는 자신과 아스카 사이에 있었던 말 못할 사연을 고백한다.

세탁기에서 닭털까지 살인 방법도 다양하게 보여주는 <착신아리 파이널>은 1, 2편과 비교할 때 매우 튀는 후속편이다. 전편들이 원초적인 공포에 초점을 맞추고 진행됐던 것과 달리 <착신아리 파이널>은 우정과 인간관계에 방점을 찍는다. 아리시게 PD는 “이번 영화는 전편들과 달리 공포에만 집중하지 않았다. 죽음의 메시지를 통해 우정이나 친구 관계를 돌아볼 수 있는 영화”라고 말했다. 후반부에 진우와 아스카에 대한 반전이 가능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그 흐름들이 자연스럽지는 않다. 메시지를 전송하는 사람과 안 하는 사람들의 동기가 제대로 표현되지 않았고, 마지막에 밝혀지는 진우의 비밀도 급작스럽다.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조감독 출신인 아소우 마나부 감독이 연출한 <착신아리 파이널>은 6월22일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 개봉한다.

아리시게 요이치 PD 인터뷰

“낮아지는 휴대폰 사용 연령대를 반영했다”

-어제 기자회견에서 관계자들이 제목은 <착신아리 파이널>이지만 마지막 편은 아니라고 하던데. =휴대폰을 소재로 한 영화의 아이템은 다 떨어졌다고 느꼈다. 그래서 더이상 안 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파이널이라고 지었다. 이게 마지막이라는 느낌으로 작업하는 게 사실 제작자 입장에서는 더 편하다. 하지만 이번 작품이 히트를 한다면 후속편을 또 만들지 않을까.

-1편은 모두 일본에서 촬영했지만, 2편은 대만, 3편은 한국에서 촬영했다. =2편을 제작할 무렵 해외 로밍이 가능해졌다. 이런 기술들을 영화에 도입해보자고 했다. 한국으로 갈 생각도 했지만 여러 사정 때문에 대만에서 로케를 하게 됐다. 이번에는 가도카와와 CJ엔터테인먼트가 공동 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을 배경으로 했다. 아키모토에게 한국을 배경으로 영화를 해보자고 했더니 저주의 착신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가서 노무현 대통령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넣어보자고 하더라. (웃음) 재밌는 설정 같았지만 사회적 문제가 될 것 같아서 말렸다.

-수학여행 컨셉은 어떻게 구상하게 됐나. =최근 일본은 휴대폰 사용자의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수학여행을 소재로 하면 자연스럽게 중·고생들의 이야기를 다룰 수 있다. 실제로 일본의 많은 학교들이 한국으로 수학여행을 가기도 하니까.

-한국 스탭과의 작업은 어땠나. =우선 부산영상위원회의 힘이 세다고 느꼈다. 로케이션이 정말 쉽게 이뤄졌다. 물론 어려운 점도 있었다. 일본인은 시간 개념이 매우 정확하다. 로케이션도 한달 전에 모두 정해놓고, 15분 단위로 스케줄을 짜는 식이다. 이런 것들을 한국 스탭들이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이다. 2월16일까지 촬영했는데, 15일쯤 돼서야 서로 이런 부분까지 이해가 가능하더라. (웃음)

장근석 인터뷰

“일본어 독학이 통한 것 같다”

-영화에서 수화를 하더라. =이번 영화 출연하면서 배웠다. 일본 수화는 한국 수화와 30% 정도가 다르다. 이런 것들을 익히는 게 처음엔 조금 어려웠다.

-일본어도 이번 영화 때문에 배운 건가. =일본어는 중학교 무렵 일본 가수를 좋아하면서 혼자 공부했다. 일본에 1년간 어학연수를 다녀오기도 했고.

-이번 영화는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연기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사실 지금까지 정극연기를 해본 적이 없어서, 앞으로 배우로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다 오디션을 보게 된 거다. 내가 일본어를 독학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해준 것 같다.

-상대 여배우들과의 연기는 어땠나. =사실 호리키타 마키와 같이 촬영한 건 거의 없다. 구로키 메이와는 자주 만나서 서로 얘기도 하고 재밌게 지냈다. 사실 연기라면 내 거 챙기기도 바빴다.

-아시아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들었다. =한국과 일본에서 음반을 발매할 예정이다. 어릴 때부터 준비해온 거라 기대하고 있다. 친한 사람들은 농담 삼아 근사마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아직 내가 노력해야 할 부분들이 많은 것 같다. 한양대에 입학해서 연기를 전공하고 있기 때문에 포부도 크다.

주연배우 호리키타 마키, 구로키 메이 인터뷰

“어떻게 해야 무서워질 수 있을까 고민했다”

호리키타 마키, 구로키 메이? 이름만 들어서는 낯선 배우들이지만 이들은 이미 몇 차례 작품을 통해 한국 관객과 만난 적이 있다. 호리키타 마키는 현재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 중인 일본 드라마 <노부타 프로듀스>에서 노부타로 출연하고 있으며, 구로키 메이는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까뮈따윈 몰라>에 출연했다. 현재 일본 내에서 주가를 높이고 있는 두 여배우를 영화의 시사가 끝난 뒤 연회장에서 만났다.

-직접 영화를 본 느낌이 어떤가. =구로키 메이: 나는 호러영화를 매우 좋아한다. 그래서 이번에도 놀라는 내 표정이 어떻게 화면에 보일지 매우 흥미로웠다. 이번 영화는 공포영화지만 우정에 대해 말하는 메시지가 있다. 그런 부분들이 살아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호리키타 마키: 도대체 내가 어떻게 해야 무서워질 수 있을까 고민했다. 특히 나는 혼자 방에서 찍는 장면이 많아서 표정이나 디테일한 연기에 신경을 썼다. 그런 것들이 잘 표현됐는지는 모르겠지만.

-극중에서 아스카(호리키타 마키)는 계속 병실에 누워 있거나, 컴퓨터만 한다. 다른 배우들처럼 뛰어다니고, 놀라는 연기를 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나. =호리키타 마키: 나는 부산에도 가지 못했다. 구로키가 부산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들을 말해주곤 했는데, 너무 부러웠다.

-영화 속에서 에미리(구로키 메이)는 자신이 받은 메시지를 전송하지 않는다.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했나. =구로키 메이: 글쎄…. 일단 그냥 그 메시지를 받은 것만으로도 너무 무서워서 그러지 않았을까. 여기에 대해서는 많이 생각해봤는데, 잘 풀리지 않는 문제인 것 같다. 과연 내가 살기 위해 친구를 배신할 수 있을지.

-<노부타 프로듀스>에 이어 이번에도 이지메당하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호리키타 마키: 실제로 이지메를 당해본 적이 없어서 그 기분은 알지 못한다. 하지만 이지메당하는 게 이지메하는 것보단 편했던 것 같다. 나를 이지메하던 다른 연기자들은 정말 힘들어 보이더라.

-실제로 죽음의 메시지 같은 걸 받아본 적 있나. =구로키 메이: 죽음의 메시지는 아니지만 비슷한 걸 받아본 적이 있다. 호리키타 마키는 아직까지 한번도 그런 메시지를 받아본 적이 없다고 해서, 내가 보내주겠다고 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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