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여름을 향해 풋유어핸즈업. 몬트리올의 힙합퍼들은 다른 어느 곳과 마찬가지로 그래피티에 열을 올리고 디제잉에 빠져 있으며 브레이크 댄스를 춘다. 그런데 몬트리올에는 이와 함께 2년 전부터 시작된 국제 힙합영화제가 그들의 끈끈한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있다. 힙합 새내기들이 그저 힙합바지만 입으면 마니아가 된 듯 착각하게 마련이듯, 영화제의 처음도 미약하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2년이 흐른 지금, 디제잉을 마스터하고 그래피티를 위한 준비물을 모두 갖추고 헤드스핀을 할 수 있게 된 힙합맨처럼, 영화제도 한층 성장한 모습으로 힙합퍼들을 맞이한다.
국제힙합영화제는 일단 콩코르디아 대학 내의 작은 극장에서 시네마 뒤팍으로 장소를 옮겨 힙합퍼들뿐만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이름마저 생소한 이 영화제를 찾게 만들었다. 프로그래밍 역시 더없이 알차기만 하다. 케빈 핏제랄드의 <프리스타일: 라임의 예술>, 파블로 아라베라의 <넥스트: 그래피티의 기초> 등이 있고, 힙합의 가장 아름다운 모토인 ‘모두 함께해요’ 정신에 입각한 솔 가이 감독의 <4Real> 시리즈는 케냐, 브라질, 베네수엘라 등에서 힙합 아티스트(들)을 따라가며 찍은 것이다. 그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브라질에서는 브라질의 슈퍼스타 MV Bill이 브라질 내에서의 힙합 컬처의 성장에 대해 가지고 있는 고민과 지금의 활동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다. 브라질의 넘버원 래퍼이자 사회운동가이기도 한 그는 그저 랩을 좋아하는 힙합아티스트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힙합의 정신으로 후배를 양성하고 그들이 사회와 잘 융합할 수 있도록 끝까지 도와주는 진정한 아티스트이다. <4Real> 시리즈 외에도 각종 다양한 힙합에 관한 짧은 영화와 래퍼들과 함께하는 오프닝, 클로징 파티 등의 이벤트로 풍성했던 3일간의 영화제는 이제 끝났다. 잘한다고 칭찬해주면 더 잘하게 되는 것은 사람뿐만 아니라 영화제도 마찬가지일 터. 올해는 참 잘했으니 내년에는 더 잘할 것이고 힙합문화를 더욱 널리 알려줄 것으로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