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의 극장할인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서울시극장협회는 5월25일 이통 3사에 보낸 공문을 통해 “더이상 이동통신 제휴 할인카드의 분담금을 부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통사와 극장간의 제휴할인 계약은 오는 6월 말 대부분 만료된다. 1인당 2천원선인 이통사의 극장할인은 현재 개별 극장이 900원, 이통사가 1100원을 부담하는 것이 통상적 관례다. 4년 전 SKT가 처음 극장할인을 시작할 당시에는 전액 이통사가 부담했다. 그러나 이통사가 막강한 자본과 교섭력을 바탕으로 계약을 갱신할 때마다 300원을 시작으로 매년 200원씩 인상시켜 극장 분담금은 현재의 900원에 이르렀다. 신용카드사의 극장할인이 카드사의 전액부담으로 이뤄지는 사실과 대조적이다. 멀티플렉스 3사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도 이번 협상의 교섭권을 서울시극장협회에 위임했다. 이는 멀티플렉스 체인의 출혈도 만만치 않다는 방증. 한 관계자는 “업계 1위 CGV가 연간 이통사에 부담하는 금액만 100억원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통사의 파워는 지난해 개별적인 계약 사례에서도 쉽게 드러난다. SKT는 국내 최대 단일관 메가박스와, KTF는 롯데시네마와 제휴를 거절했다. 이러자 두 멀티플렉스는 할인금액 2천원을 고스란히 부담하면서 할인 제휴를 지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통사의 제휴 할인은 고객의 멤버십 포인트를 사용한다. 엄밀히 말해 마일리지나 포인트는 이통사가 이용고객에게 진 빚이다. 이를 마케팅 명목으로 극장의 공동부담을 요구하는 이통사의 논리는 납득하기가 어렵다. 현재 극장의 전면적인 반발은 이통사가 극장에 자신들보다 더 많은 금액을 부담시키려는 움직임에서 발생했다.
서울시극장협회 최백순 이사는 “공동부담을 요구하지 말고 이통사의 여력만큼만 할인하면 된다. 고객들의 반발이 무서워 좌시하기에는 한계에 봉착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극장협회는 할인 금액의 축소, 극장 분담 폐지, 적용 극장 확대를 조건으로 내세웠다. 이통사는 “할인 금액 축소에는 동의하지만 공동부담의 원칙은 깰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최 이사는 “또 다른 폐해 중복할인에 대해서도 회원사인 개별 극장들을 설득해서 줄여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극장과 이통사간의 이번 협상은 6월 중순이면 결과를 드러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