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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의미를 묻는 날카로운 유머, <가족의 탄생>
문석 2006-05-09

분식집을 운영하며 홀로 사는 미라(문소리)는 5년 동안 소식 한번 없던 동생 형철(엄태웅)이 불쑥 찾아온다는 소식에 가슴이 메어진다. 그런데 기쁨도 잠시, 형철이 아내라고 데려온 여자는 이모뻘은 너끈한 무신(고두심)이다. <가족의 탄생>은 이외에도 사랑 때문에 딸에게 소홀한 엄마 매자(김혜옥)와 그런 엄마에게 실망해 독립해 살아가는 선경(공효진)의 이야기, 모두에게 애정을 베풀어주는 채현(정유미)과 여자친구 채현이 자신에게 집중하지 않는 게 불만인 경석(봉태규)의 이야기 등 3가지 에피소드가 얽혀있는 영화다. <가족의 탄생>은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가족이란 무슨 의미인지 날카로운 유머로 되묻는다.

영화 속 괴이한 가족 열전

<귀여워> 전직 박수무당 장수로(장선우)씨네 가족은 참으로 독특하다. 그 집엔 세 아들이 있는데 모두 나이가 같다. 세 쌍둥이?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 그러니까 첫째 963(김석훈), 둘째 개코(선우), 세째 뭐시기(정재영)는 모두 다른 여인의 뱃속에서 나온 아이들이란 말씀. 게다가 이 세 아들과 아버지 장수로는 어느 날 집으로 들어온 여자 순이(예지원)를 차지하기 위해 더럽고 치사한 경쟁을 벌인다. 쯧쯧.

<로얄 테넌바움> 테넌바움 가문을 보면, 아이들이 천재라 해도 집안이 콩가루 되는 건 시간문제라는 것을 알게 된다. 큰 아들 채스(벤 스틸러)는 어릴 적부터 부동산과 국제금융을 통달했고, 둘째아들 리치(루크 윌슨)는 테니스에 천부적 재능을 보인다. 입양한 딸 마고(기네스 팰트로)는 어린 날부터 희곡을 썼을 정도다. 하지만 부모의 별거와 형제 사이의 드러낼 수 없는 상처 때문에 그들의 삶은 망가져버린다.

<아메리칸 뷰티> 레스터(케빈 스페이시)는 잠든 아내 옆에서 열심히 ‘손장난’을 치는 데서 거의 유일한 삶의 만족을 찾는 한심한 인물이다. 스스로 능력있다고 생각하는 아내 캐롤린(아네트 베닝)과 딸 제인(도라 버치)한테 죽도록 미움받는 건 당연한 일. 그런데도 레스터는 주제도 모른 채 딸의 친구 안젤라의 가슴에서 장미 꽃잎이 발사되는 꿈만 꾸니, 집안이 잘 돌아갈 리가 없다. 하긴, 그 옆집 꼬락서니도 만만찮으니….

<변태 가족, 형의 새 각시> 이게 진정 <쉘 위 댄스>를 만든 수오 마사유키의 데뷔작이란 말인가. 이 집안의 형이 결혼하기까지만 해도 ‘오즈 야스지로에 대한 오마주’란 해설이 실감나지만, 형이 애인을 찾아 집을 나가고 터키탕에서 일하게 된 누나는 형을 첫 손님으로 맞고, 형수가 시동생을 격려한다며 은밀한 짓거리를 벌이고, 또…. 이 집안, 제발 누가 좀 말려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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