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유전자에 대한 심층적 연구가 행해져야 결론지을 수 있겠지만, 어린이들이 공룡을 사랑하고, 성인들에게도 그런 기억이 있는 걸 보면 인류와 공룡 사이에는 뗄 수 없는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 게 틀림없다. <공룡 티렉스 3D> 또한 이같은 점에서 착안한 듯하다. 이 영화는 컴퓨터그래픽으로 창조된 공룡들을 입체화면으로 만난다는 점에서 분명 나름의 장점을 갖고 있다.
세계적인 고생물학자 헤이든 박사(피터 호튼)를 아버지로 두고 있는 소녀 엘리(리즈 스타우버)는 스스로도 고생물학자가 되기를 꿈꾸며 공룡에 대한 이런저런 상상을 한다. 엘리가 가장 궁금하게 여기는 공룡은 티라노사우루스. 어느 날 아버지가 일하는 박물관을 찾은 엘리는 공룡 알로 추정되는 화석을 실수로 떨어뜨리고 이상한 기분을 느낀다. 얼마 뒤 엘리는 박물관에 놓인 티라노사우루스의 골격 표본이 갑자기 살아 있는 공룡으로 바뀌는 광경을 보게 된다. 곧 엘리는 자신이 백악기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공룡 티렉스 3D>는 그저 공룡을 스크린 안에 전시하는 데 만족하는 영화가 아니다. 사실, 공룡에 대한 엘리의 궁금증은 우리의 그것보다 수준이 높은 편이다. 티라노사우루스는 과연 알을 낳았을까, 모성본능도 발휘했을까 등등. 소녀는 시간과 장소를 훌쩍훌쩍 뛰어넘으며 여러 공룡들과 함께 공룡 연구의 초석을 다진 찰스 R. 나이트나 바넘 브라운을 만나 자신의 물음에 대한 해답을 구한다. 미국 등에서 학습자료와 함께 관람된 것만 봐도 이 영화의 교육적 의미를 알 수 있다. 그래서였을까. 입을 쩍 벌리고 화면 밖으로 튀어나오는 공룡의 모습은 기대만큼 자주 만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