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이라는 단어에 자연스레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을 떠올리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에디슨 시티>의 에디슨은 영화 속 가상 도시의 이름이다. 한때 최악의 범죄율로 악명이 높았으나, 특수경찰팀 F.R.A.T의 활약으로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성장한 에디슨시(市)는 변화의 일등공신인 F.R.A.T에 불문의 권력을 부여한다. 어느 날 한 마약중개업자가 살해되고, 사건을 취재하던 신참 기자 조쉬 폴락(저스틴 팀버레이크)은 배후에 F.R.A.T이 연루되어 있음을 직감한다.
팝스타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캐스팅돼 화제를 모았던 <에디슨 시티>는 F.R.A.T라는 집단을 통해 시민에 고용된 경찰이 거꾸로 하나의 권력이 되어버린 세태를 꼬집는다. BE재단이라고 쓰여진 깃발이 휘날리며 “넌 거대한 구심점이야”라며 비장하게 읊조리는 오프닝이 암시하듯 도시의 부패는 경찰 조직 하나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F.R.A.T가 범죄현장에서 빼돌린 마약과 현금이 BE재단을 통해 지방 검사의 정치자금으로 흘러들어가고 있었고, 그가 거대 기업들과 손잡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에디슨 시티>의 음모는 정계, 재계, 사법계가 거미줄처럼 연결된 거대한 부패 시스템을 향한다.
하지만 영화는 도시를 지배하는 검은 커넥션의 정체를 밀도있게 그려내지 못한다. 비밀에 싸인 특수조직이라는 F.R.A.T는 곳곳에 증거를 흘리고 다니고, 거물이라는 F.R.A.T 국장은 폴락을 처치하겠다고 백주에 총격전을 벌인다. 부패한 권력의 실체를 결정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단서 역시 끝내 불투명하다. 치밀하게 무언가를 추적해야 할 폴락이 그저 닥쳐오는 위협을 피하느라 바쁘기에, 영화는 극적인 재미를 상실한다.
<에디슨 시티>는 부패한 권력과 그를 좇는 언론이라는 기본적인 이야기 구조 외에도, 억측만으로 기사를 쓰던 풋내기 기자가 사건을 통해 진정한 저널리즘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는 식의 성장 이야기를 보여주려 한다. 폴락을 연기한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신문사 국장 애쉬포드 역의 모건 프리먼과 콤비를 이뤄 스크린 데뷔작치고는 비교적 매끄러운 연기를 선보인다. 하지만 보잘것없던 퇴물이 알고 보니 전설적인 존재였다거나, 제멋대로이던 신참이 그의 사사를 통해 거듭난다는 식의 진부한 설정 탓에 제대로 매력을 펼쳐 보일 기회를 얻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