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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영화제작 과열 분위기
김수경 2006-04-03

올 제작편수 90~100편 예상, 일각에선 수익성 악화 우려도

올 초 주식시장을 통해 자본을 대거 유입한 영화사들이 치열한 제작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한국영화는 연간 평균 70여편 정도가 제작됐지만, 올해는 90∼100편 정도가 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과열 분위기에 따라 제작사들은 캐스팅뿐만 아니라 경험있는 스탭을 구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비 또한 마찬가지다. 신영필름 김명재 실장은 “현재 주요 카메라 8대가 모두 대여 중이다. 6월 말까지는 계약도 다 끝난 상태”라며 “촬영 기간을 줄이기 위해 두대를 한꺼번에 사용하는 프로젝트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한 관계자는 “체감상으로는 전년에 비해 3∼4배 정도의 물량으로 느껴진다. 8월까지는 이러한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관측했다. “카메라 렌털을 논의하기 위해 일본이나 홍콩까지 왕래해야 할 지경”이라는 한 제작사의 볼멘소리가 허풍으로만 들리지 않는다.

스튜디오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42편의 세트 촬영을 소화했던 남양주종합촬영소는 현재 9월 말까지 촬영 스케줄이 모두 결정된 상황. 남양주종합촬영소 한화성 차장은 “작품과 작품 사이 공백이 생기는 일정을 예전에 비해 정교하게 조정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제작사가 그렇게 해서라도 촬영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파주의 아트서비스와 부산영상위원회 스튜디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아트서비스 유석동 대표는 “7월까지 스튜디오 예약이 마감됐음에도 불구하고 대기작들만 8∼9편”이라고 말했다. 부산영상위원회 김정현 팀장도 “8월 말까지는 협의가 끝났다. 전년에 비해 촬영작과 협의 중인 작품 공히 두배 정도 늘어났다”고 밝혔다.

급작스러운 제작 편수의 증가는 충무로 상장시대의 부산물이다. 마술피리와 아이필름의 오기민 대표는 “올해 최소 90편, 어쩌면 100편을 넘길지도 모른다”며 “내부적 발전으로 작품 수가 증가했다면 별 문제가 없다. 다만 외부 상황에 의해 인위적으로 제작 편수가 늘어난다면 결국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실적 발표에서 영화 관련 상장사들은 대부분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영화사들은 내년 매출과 실적을 극대화하려면 서둘러 제작에 임해야 하는 딜레마를 안고 있다. “국내 배급과 상영 인프라를 감안하면 좀더 신중히 제작에 임해야 한다”는 현장 전문가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일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