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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주인공에 서민은 곤란해?

방송 3사 주요 등장인물 전문직과 재벌 2·3세 많아

재벌가 손녀딸의 사랑을 다룬 에스비에스 드라마 <루루공주>. 에스비에스 제공.

드라마에서는 서민 주인공을 만날 수 없는 걸까? 통계치로 봤을 때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 지난해 한국방송·문화방송·에스비에스 등 지상파 3사가 방영한 50개 드라마를 분석해 최근 내놓은 결과를 보면, 등장인물 직업(사극 제외)은 전문직이 21.3%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경영인 및 재벌 2·3세’ 17.3%, 일반 직장인 16.1%, 연예인 10.9% 등의 차례였다.

전문직이 가장 많이 등장한 방송사는 문화방송(25.8%)이었고, 한국방송(22.9%)도 전문직 주인공이 많이 나왔다. 드라마에 나온 전문직들로는 의사·변호사·파티쉐(제빵전문가)·홍보전문가 등이 꼽혔다.

에스비에스 드라마 주인공은 ‘경영인 및 재벌 2·3세’가 25.3%로 가장 많았다. 특히 에스비에스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은 재벌 2·3세이고 여자 주인공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이른바 ‘왕자와 신데렐라’ 커플이 주를 이루고 있어 가난한 여성들이 잘 사는 남자에게 구원받는다는 식상한 얼개로 짜여진 게 많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경영인 및 재벌 2·3세’의 경우 한국방송은 12.5%, 문화방송은 12%였다. 방송 3사 전체로 보면, 남녀 비율도 차이가 컸다. 재벌 2·3세의 경우 남자는 26명이 나왔지만 여성은 4명만 등장하는데 그쳤다.

민언련은 “드라마의 전문직과 재벌 2·3세는 평범한 직장인과 자영업자의 비중이 높은 우리 현실과 동떨어진 수치”라며 “재벌2·3세의 호화로운 집과 집무실, 고급 차와 의상 등은 시청자들에게 상대적 소외감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주부 김혜진(36·서울 구로구)씨는 “과거 <한지붕 세가족>이나 <서울의 달>과 같은 서민을 다룬 드라마를 요즘에는 찾아보기 힘든 것 같다”며 “우리 주위 사람들의 생활을 다룬 드라마를 티브이에서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방송 3사의 상당수 드라마가 사랑과 결혼을 주제로 다룬 것으로 나타났다. 에스비에스는 그 비율이 무려 73.6%였고, 문화방송이 55.5%, 한국방송이 46.1%였다.

민언련은 “에스비에스의 로맨스 드라마는 <내이름은 김삼순>과 같은 새로운 시도는 거의 보이지 않았으며, 포장만 조금씩 다를 뿐 대부분이 ‘왕자-신데렐라’를 내세운 트렌디 드라마였다”며 “지상파 방송사로서 에스비에스는 좀더 책임감 있는 자세로 드라마의 질을 향상시키고 다양한 드라마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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