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병 환자와 개성 강한 ‘폭탄’ 여검사가 만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영화는 단 하룻밤으로 그간 쌓아온 9년여의 바람둥이 역사에 종지부를 찍어야 하는 대학생 정환(최성국)과 온갖 공세를 퍼부어 마침내 남자를 함락시키려는 전원형(田園型) 검사 은주(신이) 사이의 옥신각신을 다룬다. 자아도취형 왕자병 말기 증세를 이겨낸 간증과 신앙의 이야기이자, 동시에 외모지상주의의 지옥인 대한민국에서 악조건을 딛고 일어선 인간승리의 기록인 것이다. 대학생활을 오로지 조인트 MT로 보내느라 바쁜 정환은 ‘최악의 폭탄(은주) 제거 작전’에서 그만 심각한 실수를 저지르고 은주에게 발목을 잡힌다. 몇 년 뒤, 강금실 뺨치는 잘 나가는 검사가 된 은주는 정환에게 잊지 못할 위대한 선물을 안겨준다. 그것은 바람둥이에게 호환마마보다도 더 무섭다는 쌍둥이 아들. 정환은 조작 공세라고 외쳐대며 빠져나가보려 하지만 은주의 결혼 굳히기 공세를 당해낼 수가 없다.
가문의 위기 카피?
이제는 어설픈 전문직 여성이 대세일까? <가문의 위기: 가문의 영광2>에서 김원희가 검사를 맡은 뒤 신이가 뒤를 이었다. 신이는 마약, 강간 등 강력사건만 골라 처리하며 깡패들과의 패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열혈정의파. 폐공장에서 정환을 구하기 위해 조직폭력배인 큰손파 무리들에게 고난도 액션인 이단옆차기와 강도 높은 욕설을 먹이기도 한다. 그러나 남자와 아들 앞에서는 한없이 부드러운 모습을 보이며 한국 여성의 자아분열적 삶을 보여준다.
네티즌은 치밀한 하룻밤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만약 내가 최성국처럼 킹카인데 ‘폭탄’ 검사가 결혼하자고 쫓아다닌다면? 네티즌은 ‘검사라잖아! 무조건 용서하고 무조건 결혼한다’는 압도적 지지(35.41%)를 보냈다. ‘성형수술을 부추긴다’는 무뇌아적 대답이 28.23%로 그 뒤를 따랐다. ‘만약 신이의 처지라면?’이라는 질문에는 39%가 ‘치밀한 하룻밤 계획을 세워, 증거를 만든다’고 대담하게 답했다. 요즘 네티즌들은 ‘결혼은 인정 사정 볼 것 없는 비즈니스’라는 진실을 일찌감치 알고 그걸 노골적으로 표현하기까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