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야 익숙하다 못해 식상해졌다지만, 흡혈귀란 것은 원래 공포의 대상이다. 한데 이 흡혈귀들이 한국에만 오면 어째서인지 코믹 캐릭터로 변신한다. 공원에서 남획한 비둘기로 삼비둘탕을 끓이지 않나, 남의 집 우유며 야쿠르트를 훔쳐먹지 않나, 고스톱 치느라 PC방에서 사흘 밤낮 외박하질 않나…. 어쨌거나 흡혈귀의 씨를 찾기 어려운 이 척박한 한국 땅에, 그런 프란체스카 가족의 뒤를 잇는 또 하나의 코믹 흡혈귀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름하여 나도열. 나도열이 원래 흡혈귀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흡혈귀에 물려서 흡혈귀가 된 것도 아니다. 어이없게도, 형사 나도열이 흡혈귀가 된 원인은 모기. 드라큘라 백작의 피를 빤 모기가 나도열의 목덜미를 물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성질 급한 형사는 그렇게 정의의 사도 흡혈귀로 다시 태어난다.
<뱀파이어 호스트>를 아시나요?
<뱀파이어 호스트>는 유키 가오리의 만화 <야형애인전문점>을 원작으로 한 일본 TV시리즈물이다. 영어 제목은 <The Vampire Gigolo>. 즉, ‘야형애인’이란 호스트바의 남자를 말하는 셈이다. 귀여운 흡혈귀 스오는 크랑켄하우스라는 호스트바 직원. 손님들 앞에서는 능청스럽게 닭살 멘트를 날리고, 보스가 주는 혈액팩을 쪽쪽 빨아 먹으며 “A형만 먹으니까 지겨워. 이제 B형으로 갖다줘” 따위의 투정을 부린다. 어쩌다 여고생 리온과 엮이게 된 뒤로는 리온에게 온갖 구박을 받으며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괴사건을 해결하러 다니는데, 사건 해결의 순간엔 본격적으로 뱀파이어로서의 모습을 드러낸다. 하지만 실컷 폼 잡다가 리온의 말 한마디에 똥 되기 일쑤. 호스트바 단골 다이아나 경부 같은 황당 캐릭터들이 더해져 웃음을 자아낸다. B급 드라마의 매력을 마음껏 보여주는, 뱀파이어 코믹물의 모범.
나도열, 시리즈물입니까?
<흡혈형사 나도열>은 처음부터 배트맨이나 슈퍼맨 시리즈 같은, 영웅 시리즈물로 기획됐다. 현재 계획된 것은 총 3편. 1편에서 나도열이 흡혈귀가 된 배경을 설명하고, 2·3편에서는 나도열의 활약을 본격적으로 그리는 동시에 조연 캐릭터의 비중도 살릴 계획이다. 물론 그 실현 여부는 <흡혈형사 나도열>의 성패에 달렸을 것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