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계에서 가장 큰 파워를 발휘해온 CJ엔터테인먼트의 기능과 규모가 대폭 축소된다. 이는 1월9일 발표된 CJ(주)의 CJ엔터테인먼트에 대한 분할, 합병 계획에 따른 것이다. 발표에 따르면 CJ엔터테인먼트는 올해 4월 초를 기준으로 사업회사와 지주회사로 분리된다. 사업회사는 그동안 CJ엔터테인먼트의 사업부문 중 영화 배급사업, 한국영화 제작 및 투자사업, 영화 상영업, 공연사업 부문이며, 지주회사는 그동안 CJ엔터테인먼트가 지배하고 있던 CJ 미디어, CJ CGV, CJ 인터넷 등이다. 이중 사업회사는 이전과 같이 CJ엔터테인먼트라는 이름의 비상장 법인으로 신설되며, 지주회사는 CJ(주) 내부로 흡수합병된다. 결국, 영화 투자에서부터 상영까지를 관할하고 방송과 인터넷 사업까지 총괄했던 CJ엔터테인먼트의 사업분야는 사실상 한국영화의 투자, 배급으로 한정되는 셈이다.
이러한 결정에 대해 CJ쪽은 “CJ엔터테인먼트(주)가 지배하고 있는 CJ 미디어, CJ CGV, CJ 인터넷은 신 성장사업으로 지속적 투자가 요구되는 바, CJ(주)가 직접 지배함으로써 지속 성장시키기 위함”이라고 배경을 밝히고 있다. 자본금과 매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고 현재 800억원 이상의 차입금을 안고 있는 CJ엔터테인먼트로서는 지속적이고 풍부한 자본조달이 필요한 이들 자회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또 SK텔레콤과 KT 등 대규모 통신자본이 영화, 미디어에 진입하는 것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자본이 넉넉한 CJ(주)를 통해 공격적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반면, 규모가 줄어든 CJ엔터테인먼트의 행보는 다소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투자, 배급 부문의 낮은 수익률에도 CJ CGV의 막대한 수익이 CJ엔터테인먼트를 버티게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CJ의 한국영화에 대한 투자가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번 결정에 CJ가 지난해 배급시장에서 쇼박스에 밀렸다는 점이 어느 정도 작용한 것으로 본다. 충무로의 한 관계자는 “이번 분할, 합병은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대한 그룹 차원의 관리가 더욱 강화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