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이 쫑났다. 중단 결정 전 방송분은 자연다큐 <공생과 기생>이 대신했다. 조·중·동은 물론이고 동종업자인 KBS가 하는 짓을 보니 거듭 이 제목이 의미심장하다(YTN 보도를 받아쓰면서 ‘뉴스특보’까지 내다니). <미디어오늘>을 보면, <PD수첩> PD는 미국에 있는 연구원에게 “논문이 가짜로 판명날 것”, “황 교수가 구속될 것”이라는 말은 했지만, “황우석 죽이러 왔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너는 언제 그랬냐고 물으면 할 말 없지만). 취재 도중 스스로를 ‘업’시키지 않으면 날밤 새워 다니기 힘들다. 담당 PD는 성급히 논문이 가짜라 믿고 결과를 예단한 거, 취재원 보호·존중보다 취재 욕심이 ‘현저히’ 앞선 거 등 취재윤리를 어긴 것은 틀림없으나, 조·중·동이 대서특필한 마지막 멘트처럼 악감정으로 나서지는 않았다는 말이다. 그 어떤 비판과 성찰조차 국익 혹은 차세대 성장엔진이라는 이름의 ‘1등주의’와 ‘돈’이라는 불구덩이에 던져지는 마당에 이런 해명조차 덧없지만.
그래도 남는 의문점. 황 교수는 왜 <PD수첩>과의 2차검증 약속을 뒤집었을까?(이를 통보한 사람이 YTN 간부 출신으로 황 교수의 언론홍보 자문을 맡아온 것과 YTN이 중대 발언을 했다고 알려졌다가 PD에게 협박받았다고 뒤늦게 밝힌 연구원을 단독으로 만난 것은 우연일까?) 황 교수는 왜 올해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의 특허출원을 하면서 줄기세포주를 지정된 기탁기관에 맡기지 않았을까?(서울대 산학협력재단 관계자는 “복잡한 사항이라 말을 못하겠다”는데, 무슨 사정인가?) 황 교수는 왜 배아줄기세포 진위 여부 확인을 위한 DNA 지문검사를 국과수의 지인을 통해 본원이 아닌 전남 장성의 지원에서 비공식적으로 이뤄지게 했을까?(그래놓고는 왜 “논문 제출 전 국과수에서 유전자 일치를 확인했다”고 사실과 다르게 말해왔을까?) 마지막으로, 이런 의문을 품는 것조차 황 교수를 해치는 짓일까? 손학규 경기지사의 말대로 “국민들이 궐기해서라도 배격하고 격리해야 하는” 사람이 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