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시각·청각장애인들이 영화를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비영리단체인 국립미디어센터(NCAM)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150개가 넘는 극장들이 시각·청각장애인들이 영화를 볼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시각·청각장애인들의 영화감상을 돕는 장치가 설비된 극장은 대개 대도시에 있는 곳들. 하지만 각 주정부는 이에 그치지 않고 이러한 장치를 설치하지 않은 극장들에 대해 차별대우방지법에 의해 기소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대형 극장 체인들에 관련 설비를 갖추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뉴저지주에서는 지난해 주정부의 압력 때문에 4개의 극장 체인이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보조 자막 장비 도입에 합의했다. 이 조치에 불응한 한 극장 체인에 대해서는 주정부가 차별대우방지법 위반 혐의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 12월5일 뉴욕에서도 8개 극장 체인이 시각·청각장애인들을 위한 보조 장치를 도입하겠다고 밝혀, 뉴욕주에만 140여 극장에서 앞으로 시각·청각장애인들이 영화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이는 현재 12개 극장의 10배 정도 되는 수치다. 뉴저지주와 마찬가지로 뉴욕주 극장들도 청각장애인이 아크릴 판을 이용, 자막을 읽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엘리엇 스파이저 뉴욕주 검찰총장은 “영화는 대중문화의 중요한 부분이다. 특히 명절 때는 누구나 가족, 친구들과 함께 영화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시각·청각장애인들이 영화를 볼 수 있도록 보조 장비를 설치하는 조치는 앞으로 확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