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상장한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주가시세 조종 혐의가 잇따라 수면 위로 불거지고 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12월7일 스펙트럼 DVD의 대표이사 정아무개씨, 이전 대표이사 박아무개씨에 대해 각각 시세 조종금지 위반 및 미공개정보 이용금지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또 대중음악계의 대표적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ㅇ사의 지배주주 변아무개씨와 이 회사 부사장 강아무개씨 등 2명이 같은 사안으로 고발됐다. 팬텀과 선우엔터테인먼트가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지 2주 만이다.
증권선물위원회는 변씨 등 3명이 배우 하지원씨가 경영참가를 위해 자기자금으로 스펙트럼DVD 주식을 취득하는 것처럼 허위표시해 공시하고, 하씨가 향후 투명경영을 할 것이라고 언론에 유포해 주가를 상승시킨 뒤 보유주식을 처분해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라고 밝혔다. 스펙트럼 DVD는 정 대표와 하씨가 지난 5월 말 스펙트럼 DVD의 전 최대주주로부터 각각 11.68%와 11.67%를 넘겨받아 이 회사를 인수했으며, 하씨는 매입했던 주식 66만5000주 가운데 36만4200주(6.03%)를 8월 중순 장내에서 매각했다고 공시한바 있다.
이에 대해 정씨가 대표로 있는 태원엔터테인먼트쪽은 “증권선물위원회가 밝힌 혐의와 정 대표는 무관하며 이는 검찰조사에서 밝혀질 것”이라면서 “이 사안이 태원의 이후 영화제작 일정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회상장한 충무로의 주요 제작사가 시세 조종 혐의를 받기는 사실상 처음이다. 이에 대해 한 영화제작자는 “우회상장은 엔터테인먼트 같은 성장세 산업과 성장해 있으나 전망이 약화된 분야의 기업이 합쳐 시너지를 내는 효과가 있어 산업구조적으로 볼 때 긍정적 기능을 한다”며 “다만 엔터테인먼트에는 유명세가 따라다니고 이에 따른 거품이 있을 수 있으나 전체를 왜곡되게 보는 건 곤란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