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에 스탭을 위한 노조가 탄생한다. 한국영화 조수연대회의(이하 조수연대)는 12월15일 오후 5시에 서울 남산감독협회 시사실에서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이하 영화노조)의 설립 총회를 개최하고 노조를 출범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조합원들에 의해 노조위원장도 선출된다. 현재 조수연대는 영상산업에 종사하는 2천여명의 구성원들에게 노조 가입 신청을 받고 있다. 영화노조는 가입대상자를 영화제작 종사자로 국한하지 않을 방침이다. 조수연대 최진욱 사무국장은 “현재 가입원 중에도 다른 영상물이나 CF 촬영현장에서 일하는 구성원이 많다. 영화노조의 문은 관련산업 종사자 중 사용자와 사용자의 이익대표자를 제외한 모두에게 열려 있다”고 말했다. 기사급 중에도 가입의사를 밝힌 인원이 있다고 한다.
2001년 ‘비둘기둥지’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스탭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노력은 2003년 연출, 촬영, 조명, 미술 등 4부 조수연합의 설립을 거쳐 2004년 조수연대 설립과 영화인 신문고 제도를 이끌어냈다. 이러한 노력에도 “합법적인 노동조합이 아니고서는 영화산업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은 선언적 의미에 불과하다”는 판단에 의해 영화노조의 결성이 준비됐다. 올해 조수연대에서 조직한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추진위원회가 중심이 되어 이번 노조의 출범을 끌어냈다. 그동안 기사급을 제외한 대부분의 현장스탭들은 불안정한 고용, 장기간의 강도 높은 작업 환경, 불규칙한 임금 지급 방식 등으로 많은 고통에 시달렸다. 노동부는 스탭들의 빈번한 요구에도 영화제작 스탭이 근로기준법상의 노동자임을 인정하면서도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영화노조는 먼저 클로즈드 숍(노사간의 협정에 의해 조합원만을 고용하는 것)을 기반으로 여러 사안에 접근할 계획이다. 개별 근로계약, 야간수당이나 휴일수당 같은 법정 임금 지급, 현재 작품 단위로 계약되는 근로 계약기간을 기간이나 회차별로 전환하는 것 등을 원칙으로 한다. 이 밖에도 4대 보험 적용을 비롯하여 노동자성에 기반한 각종 복지에 관한 요소들도 검토를 마쳤다. 영화노조의 형태는 산업별 노조이며 파트별 조직이 지부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 출범 이후에는 사용자 개념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단체 교섭이 진행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