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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황 교수님 진짜 궁금해요
김소희(시민) 2005-12-02

황우석 교수

황우석 교수를 볼 때마다 든 생각은 참 잘생겼다는 것이다. 그런 ‘사진빨’ 아무나 나오지 않는다. 선한 웃음과 성실한 자세는 세계 최초로 맞춤형 인간배아 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했다는 과학적 업적에 더해 아우라를 만들었다. 한데 언제부턴가 이런저런 ‘윤리’(라기보다는 연구 절차상의 ‘매너’라는 표현이 나을 듯)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그가 ‘지나치게’ 말을 잘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섀튼 아저씨가 떠난 뒤 “(난자를 제공한) 성스러운 여성들” 운운한 표현과 <PD수첩> 인터뷰에서 수백개의 난자를 사들인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을 두고 “숭고한 뜻을 가진 분”이라고 한 대목에서는 특히 그랬다. 성스럽고 숭고하니까 “난자들 중 일부는 특별한 방법으로 조달되지 않았을까 의구심이 들었지만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쨌든 그에 대한 호감과 내가 뭘 잘 모른다는 자각과 ‘글로벌 스탠더드’적인 성찰을 하지 못한 관계로, 하릴없이 시간만 보냈다. 내가 그런다고 누가 답답해하지는 않았지만 스스로는 꽤 답답했다.

그래서 11월24일 기자회견을 주목했는데, 황 교수의 ‘말 바꾸기’는 실망스럽다. 그는 “연구원의 난자 기증은 없었다”고 하다가 논란이 일자 “연구원의 제공 의사는 들었지만 만류했고, 그뒤에는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다 회견에서 “<사이언스>에 논문이 실린 인간배아 줄기세포 연구과정에 연구원 두명의 난자가 사용됐고, 이를 지난해 5월 말께 알았다”고 밝혔다. 답답함은 여전하다. 난자 채취·제공 기관이라고 소개됐던 한양대병원은 왜 자기들이 하지도 않은 일을 했다고 했으며, 그 병원 기관윤리심사위원회는 지금껏 회의록조차 공개하지 않는 것일까. 소속 박사님 두분이 논문의 공저자였던 것과 무관하다고 할 수 있을까. 황 교수의 허물을 들추는 건 국익에 손실을 가져오며 난치병 환자들의 희망을 짓밟는 짓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대단히 비과학적인 태도이다. 투명하게 진실을 밝힌다고 그간의 과학적 성과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그렇지요, 황 교수님?

사진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