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풍미했던 힙합 그룹 ‘듀스’의 노래 가사 중에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저 멀리서 누군가 부르고 있어∼”라는 대목이 있다. 내 안에 다른 누군가의 인격이 있다는 것이 느껴지면 이 노래 가사가 뼛속 깊이 절절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다중인격탐정 사이코>의 아마미야 카즈히코처럼.
코바야시 요스케는 토막살인을 수사하던 중 택배를 받는다. 그 속에 들어 있는 것은 토막난 채 목숨만 겨우 붙어 있는 여자친구였다. 범인을 찾아 죽이게 되는 코바야시 요스케. 그 과정에서 자신 안에 잠들어 있던 인격체 니시조노 신지와 아마미야 카즈히코의 인격이 드러나고, 코바야시 요스케의 인격은 사라지게 된다. 수사 중 과실치사로 징역을 살고 나온 코바야시, 즉 아마미야 카즈히코는 아소노의 탐정사무소에서 프로파일러로 일하게 된다. 그리고 연속적으로 터지는 살인사건. 그 배후에는 아마미야 카즈히코에 여러 인격을 심어넣은 어떤 조직이 자리해 있다.
<다중인격탐정-사이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간결한 선으로 처리된 끔찍한 세부묘사지만, 기발하기까지 한 시체훼손 방법이며, 하나씩 베일을 걷어내는 솜씨, 과거와 현재를 자유자재로 교차시키는 연출솜씨는 보통 이상이다. 일본에서는 1997년에 1권이 출판되었지만, 사체(死體)에 대한 잔혹한 묘사 때문에 국내에서는 해적판으로만 간간이 나왔던 것이 약간의 모자이크 처리를 동반해서 정식으로 출판되었다(일본에서는 그림뿐 아니라 원작자의 세부묘사 자체가 논란이 되었던지, 1권 말미에는 세부묘사에 대한 원작자의 변이 실려 있다). 물론 19세 미만 구독 불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