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의 용도가 새롭게 변하고 있다. 영화뿐 아니라 각종 연극 및 콘서트를 보여주는 극장이 늘어나고 있는 것. 씨너스는 10월7일부터 30일까지 분당점의 한 관에서 매일 1회씩 <발칙한 미망인>이라는 연극을 상연한 바 있다. 관계자는 “186석짜리 소극장이지만 평균적으로 회당 50%가 넘는 관객이 왔다. 11월에는 앙코르 공연을 다시 할 것이다. 내년 3월에는 연극이나 콘서트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향후 개관하는 극장에는 공연에 적합한 무대 조명이나 음향 시스템을 설비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시네코아 역시 1관을 개보수하여 ‘채플린홀’이라는 이름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채플린 엔터테인먼트가 제공하는 코미디 연극 <마누라가 예뻐보여요>를 11월12일부터 1회씩 3개월 정도 상연할 계획이다. 극장쪽은 향후 라이브 콘서트도 계획 중이다. 이 밖에도 대학로에 자리한 멀티플렉스 극장 판타지움 5층 컬투홀에서 10월22일에 시작한 개그쇼는 11월30일까지 이어진다.
씨너스의 박동준 이사는 “비수기에는 저녁 전까지 두세명만 영화를 볼 때가 있다. 그렇게 공간을 낭비하지 말고 복합적인 공간으로 사용하자는 취지였다. 연극계쪽에서도 쓸 수 없느냐는 제안이 많이 들어온다”며 이것이 지속적인 추세임을 시사했다. 멀티플렉스 확충으로 영화 관람 공간이 포화상태에 이르렀으나 영화의 고정 관객은 대체로 정해져 있다는 점, 그래서 타 문화공연과 연계할 출구를 찾게 됐다는 점 등은 관계자들이 동의하는 바다. 메가박스 코엑스가 디지털 영사기를 보유한 1관에서 컴퓨터 게임대회를 열거나, CGV가 디지털 설비에 주력하는 것 역시 극장을 복합적인 용도로 사용하려는 추세 중 하나다. 아무래도 이제 극장가자는 말은 곧이곧대로 영화보러 가자는 말은 아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