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스트라이커 호나우두는 “내 장점은 드리블도 스피드도 아닌 축구에 대한 열정이다”라고 했다. <골!>은 경기를 결정짓는 골보다는 패스를, 결과보다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골!>은 화려한 프로스포츠의 이면에 존재하는 축구선수를 꿈꾸는 한 소년의 고된 성장통에 눈을 맞춘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지네딘 지단의 경구처럼 “언제까지나 시합이 끝나지 않고 이대로 플레이하면 좋겠다”고 믿어온 산티아고는 겨우 얻어낸 입단테스트를 평생 한번도 겪지 못했던 수중전으로 치룬다. 친구 제이미의 선수 생명이 한순간에 끝나는 것을 목격해야 하고 축구선수의 길을 반대했던 아버지의 죽음마저 견뎌야 한다. 피치에서는 감독의 충고처럼 “자신보다 공이 빠르다”는 걸 깨닫고 동료에게 패스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러고서야 한명의 축구선수가 태어난다.
멕시코 출신 산티아고 뮤네즈(쿠노 베커)는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아버지(토니 프래나)의 손에 이끌려 미국 서부로 온다. 축구선수를 꿈꾸는 그에게 아버지는 노동자의 삶을 강요한다. 휴가 중 그를 발견한 전직 스카우터 글렌 포이(스테판 딜레인)에 의해 뉴캐슬 입단테스트를 약속받는 산티아고.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6천마일을 날아와 뉴캐슬에 도착한 그는 테스트를 위한 연습경기에서 좌절을 맛본다. 글렌의 간청으로 겨우 한달의 유예기간을 얻은 산티아고는 서서히 진가를 드러내고 2부리그를 거쳐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한다.
<골!>은 축구의 본질이 패스 게임과 팀워크라는 점을 강조한다. 산티아고가 뉴캐슬의 홈구장 세인트 제임스 파크 스타디움에 서기 위해서는 혼자서 축구를 배우며 몸에 붙어버린 드리블 중심의 플레이를 버려야 한다. 마치 슬램덩크에서 서태웅에게 1대1 대결을 청하고 ‘패스’의 의미를 알려주던 윤대협처럼 그는 함께 뛰는 법을 배운다. 산티아고의 화려한 개인기는 박지성의 팀동료인 크리스티앙 호나우두를 닮았다. 혼자 뛰는 듯한 초반부의 경기장면이 시간이 갈수록 실제 축구시합과 닮아가는 것은 패스의 관점이 더해지면서다. 일곱대의 카메라를 이용해 혹한과 싸우며 촬영한 경기 장면은 박진감을 선사하지만, 득점 장면은 작위적인 느낌이 강하고 전체적인 경기의 흐름과 어긋난다. 득점 장면과 단선적인 성공담 위주의 이야기 구조는 산티아고가 레알 마드리드로 진출하고 월드컵에 출전하는 것을 다룰 후속 연작에서는 보완되어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