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펀드(펀드에 투자하는 펀드)가 지원하는 영화펀드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 8월 중소기업청에 의해 영화펀드 운용 주체로 선정됐던 화이텍기술투자, 엠벤처투자, MVP창업투자, 센츄리온기술투자 등 4개 창투사가 10월20일 총회를 열고, 조합원 확정 등 펀드 결성을 마무리했다. 한국벤처투자가 관리하는 모태펀드의 1차 사업 출자는 일단락된 것. 150억원 규모의 센츄리온 영상3호 투자조합에는 최근 한국 엔터테인먼트산업에서 발빠른 행보를 보이는 일본 아뮤즈 엔터테인먼트가 50억원을 투자했다.
120억원의 MVP창투 10호투자조합에는 SK텔레컴, OCN, 아이엠픽쳐스가 조합원으로 동참했다. 100억원의 화이텍 뉴웨이브영상컨텐츠투자조합 1호에는 LJ필름, MBC드라마넷, 케이디미디어가 참여했다. 현재 75억원이 마련됐고, 내년 75억원을 조성할 엠벤처 영상투자조합은 기획시대가 조합원으로 포함됐다. 영화진흥위원회도 개별 조합원으로 이들 펀드에 참여하여 산업진흥과 투자의 공공성 확보에 기여할 계획이다. 4개의 영화펀드에 한국 모태펀드는 전체 금액의 30%에 해당하는 150억원을 출자한다. 전체 조성금액은 520억원이며, 펀드의 만기 기한은 5년이다.
모태펀드가 출자한 영화펀드에는 부가판권 부문을 제외하면, 수직계열화를 확보한 영화업계의 3대 메이저 CJ엔터테인먼트,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가 직접 조합원으로 가입하지 않았다. 결국 대기업 계열이 아닌 투자·배급사의 활동 폭이 넓어지고 영화 또한 다양화될 전망. 한국벤처투자가 관리하는 모태펀드의 출자와 영화진흥위원회의 조합 참여가 이러한 공공성과 독립성을 부분적으로 유지하도록 뒷받침하고 있다. 이는 과거 중소기업청이 투자조합을 결성하고 정산 시에 손실을 우선충당한 것처럼 산업적인 안전판이 될 수 있는 요소다. 화이텍기술투자의 펀드에 조합원으로 참여한 LJ필름 이승재 대표는 “관리자인 창투사와 투자자들이 수익률을 최우선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중소규모 투자·제작사들이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는 이러한 펀드의 의미는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