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중국영화가, 중국에서 한국영화가 만들어진다. 그것도 같은 기간 동안에. 이 실험적인 프로젝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과 베이징전영학원이 11월 초에 시행하는 ‘한·중학생합작영화사업’에 따른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두 학교의 영화학도들에게 양국의 영화제작 시스템과 합작 방식을 경험케 하고 지속적인 교류, 협력을 통해 훗날 범아시아 시장의 인재를 키워내기 위한 일로, 양국 학생들이 상대국으로 건너가 1편의 단편영화를 제작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에 따라 양국의 제작팀은 11월 초 각각 중국과 한국을 찾아 한달 정도의 기간 동안 함께 영화를 찍게 된다.
특이한 점은, 촬영지의 상대국 감독이 연출을 맡는다는 점이다. 두 나라 사이의 교류라는 의미를 명확히 하기 위해 프로듀서와 배우는 두 나라에서 비슷한 비율로 참여하게 된다. 그러니까 영상원의 구혁탁 감독이 중국을 배경으로 삼은 <점프>의 시나리오를 들고 김민수 프로듀서를 비롯해 배우, 제작팀과 함께 베이징에 건너가면 베이징전영학원의 프로듀서와 촬영감독, 배우가 그들을 도와 촬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의 제작비는 전액 CJ엔터테인먼트가 지원하며, 내년 초 완성된 뒤에는 교류상영회 형식으로 양국에서 틀게 된다.
이 사업을 추진해온 김성수 감독(영상원 교수)은 “급속히 변화하는 아시아의 영상산업을 주도하자는 차원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제의했고 베이징전영학원쪽에서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이번 ‘한·중학생합작영화사업’을 위해 영상원과 베이징전영학원은 올 3월 학교간 교류협정서를 교환했고, 프로젝트 참가작은 3월부터 시작된 공모를 통해 선정됐다. 한·중 영화 꿈나무들이 만든 무지개 다리는 황해를 건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