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의 DMC 진입이 무산되었다. 서울시의 제안으로 상암DMC(디지털 멀티미디어 시티, 이하 DMC)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응했던 영화계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서울시는 8월 초 DMC 용지 공급에 관한 공문을 통해 “시설물 공간활용 계획·자금조달 계획 등이 시의 기대수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었다”고 밝히며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컨소시엄과 시네마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서울영화중심 컨소시엄이 “상암DMC 우선협상대상에서 제외되었다”고 통보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영화사의 자기자본 비율이 낮다거나 개별 업체의 매출이 1조원 규모는 되어야 한다는 서울시의 발상은 어불성설이다. 그들은 처음에는 DMC 사업에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영화계에 적극적으로 참여를 유도했다. 공공부지로 더 많은 이윤을 얻기 위해 태도를 돌변한 것”이라고 말했다. DMC라는 공공기반시설을 통해 향후 더 큰 장사가 가능하다는 판단에서 서울시의 태도 변화가 나온 게 아니냐고 관측하고 있는 것. 최근 상암DMC 지구의 주상복합 건물과 상가의 부동산 가격이 빠르게 상승한 요소도 이를 부추겼을 공산이 크다고 보고 있다.
DMC 입주가 확정된 영화 관련 기관은 영상자료원과 그룹 차원에서 미리 부지를 확보한 CJ, 단 두곳에 불과하다. 영화용지로 명명된 공급필지(E2-3지구)에 영화사는 모조리 탈락한 상황이다. MK픽처스 이은 대표는 “서울시의 정책에 대한 일관성 부재가 이런 결과를 낳았다. ‘DMC에 영화사가 모여 있는 거리를 만들고 싶다’며 영화계에 입주를 먼저 권유했던 쪽은 서울시”라고 비판했다. 그는 덧붙여 “국내 영화사의 재무구조나 재력을 뻔히 아는 서울시가 일반적인 규정을 잣대로 영화사들을 탈락시켰다. 이런 식이면 전술한 대로 미리 의견을 조율한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시는 향후 “다른 부지에 지원시설의 일정 공간을 영화 관련 업체에 임대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DMC 입주가 무산된 상황에서 파주나 고양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상암을 영화비즈니스, 국가산업단지인 파주를 영화제작의 중심으로 삼아 이원화된 콘텐츠 중심의 클러스터를 형성하자는 구상은 충무로에서 꽤 오랫동안 검토된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