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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고딕호러의 고전, <프랑켄슈타인>

<EBS> 8월14일(일) 오후 1시40분

<프랑켄슈타인>은 <드라큘라>와 함께 공포영화의 원류로 평가받는다. <프랑켄슈타인>에서 우리는 미치광이 과학자와 그가 만들어낸 이상한 생물을 만난다. 과학의 힘을 빌려 침범할 수 없는 영역에 손은 댄 과학자는 인간이라고 불러야 할지 머뭇거리게 만드는 ‘존재’를 통해 새로운 위협을 받는 것이다. 영화 <프랑켄슈타인>에서 야심적인 젊은 과학자 프랑켄슈타인은 꼽추인 조수 프리츠와 함께 시체의 부위를 절단해 괴물 인간을 만드는 실험을 계속한다. 한편, 프랑켄슈타인의 약혼녀인 엘리자베스는 약혼자가 시계탑 안에서 하고 있는 이상한 실험에 대해 알게 되고 불안해한다. 엘리자베스는 실험을 막기 위해 의대 교수인 발드만 박사와 함께 시계탑을 찾아간다. 하지만 그녀가 도착했을 때, 번개를 맞은 존재가 생명을 얻게 된다.

<프랑켄슈타인>은 메리 셀리의 원작을 영화화한 것. 하지만 영화의 분위기는 소설보다 독일 표현주의에 더 근접하고 있다. 전체적인 조명이 어두우며 인물의 행동이 과장되어 있다는 점, 그리고 명암의 대조가 뚜렷하다는 것도 <프랑켄슈타인>이 표현주의에서 영향을 받은 흔적이다. 무엇보다 영화에서 인상적인 것은 과학자가 만들어낸 기괴한 ‘존재’일 것이다. 아무렇게나 만든 인형처럼 몸이 군데군데 꿰매져 있으며 어설프게 보이는 걸음걸이 등은 죽음의 영역으로부터 벗어나 타인의 손에 의해 부활하게 되었던 가엾은 존재에 대해 공포와 함께 연민을 자아내기 충분하다. 이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 보리스 칼로프는 이후 많은 공포물과 SF영화 등에서 독특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전문적 배우로 남기도 했다.

<프랑켄슈타인>의 줄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에서 그리 벗어나지 않는다. 과학자는 존재를 창조하지만 거꾸로 그것에 의해 위협받는 처지에 놓이게 되고 창조자에서 살인을 꾀하는 자로 변신을 거듭한다. 반면, 영문을 모른 채 탄생한 괴물은 여전히 영문을 모른 채 사람에게 추적을 당하고 희생양의 역할을 떠맡게 되는 것이다. 영화에서 박사가 만들어낸 생물이 어린 소녀와 대화를 하고 어이없게도 아이를 물에 빠뜨리는 장면은 인상적이다. 인간적 정서를 잊은 이 낯선 존재가 동심의 세계와 현실의 아이러니 사이에서 동요하는 장면이 제임스 웨일 감독의 시각적 스타일로 잘 압축되어 있다. 제임스 웨일 감독은 이후 <프랑켄슈타인의 신부>(1935) 등을 만들었지만 정작 그의 이름을 다시 세상에 알린 것은 <갓 앤 몬스터>(1998)이다. 웨일 감독의 말년을 다룬 이 영화는 동성애자였으며 비밀에 싸인 채 죽음을 맞이한 어느 영화감독의 삶의 일부분을 보여준다. <프랑켄슈타인>이 창조자와 어느 생명체에 관한 영화였듯, <갓 앤 몬스터>는 영화감독과 그의 창작물에 관한 내밀한 기록으로서 기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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