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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보이>와 오토모 가쓰히로 [4] - 인터뷰
정리 김도훈 2005-08-09

감독 오토모 가쓰히로 서면 인터뷰

“돈과 인력이 16년이라는 시간을 끌게 만들었다”

“오토모씨가 쓰러졌어요. 병원에 입원하셨답니다”라는 비보를 들은 것은 서면 인터뷰의 답변을 받기로 했던 날로부터 겨우 이틀 전이었다. 혹여나 인터뷰가 성사되지 못하면 어쩌나 고민하는 동안, 병원에 누워 있는 오토모 가쓰히로의 구술을 받아 정리하고 있다는 영화사의 소식이 전해졌고, 인터뷰는 어렵게 도착했다. ‘어떻게’가 아니라 ‘무엇을’이 중요하다는 오토모 가쓰히로 감독의 병상에서 쓴 인터뷰.

-<아키라> 이후 16년 만의 장편애니메이션이다. 산고 끝에 개봉시킨 감회는.

=시간이 걸린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자금 조달 사정 때문이다. 또한 애니메이션계의 인재가 부족한 상황 때문이기도 하다. 한 부분 한 부분 미묘하게 표현돼야 하는 수작업이 많은 관계로, 능숙한 기술을 가진 인재들을 확보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스팀보이>는 어떻게 떠올린 프로젝트인가.

=<메모리즈>의 에피소드 <대포의 거리>의 세계관으로부터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대포의 거리>는 제1 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지만 증기기관이 발달된 가공의 나라였고, 그 역시 19세기의 영국을 바탕으로 그려진 것이었다.

-제목에서도 드러나지만, ‘스팀펑크’ 장르에 대한 매혹으로 가득하다. 그리고 한편으로 당신은 애니메이션에서 실사를 재현하는 데 큰 흥미를 가진 듯하다. 이토록 리얼리즘을 고집스럽게 추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스팀펑크 장르에 특별히 압도되지는 않았다. 아, 2개의 답변이 중복되고 있는 듯한데…. 디지털을 활용한 애니메이션의 표현방식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말하자면, 그건 그저 기술적인 요소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어떠한 접근방식이 적절한지를 먼저 생각하고, 이후에 디지털이 필요한 부분을 찾아내야 한다. <스팀보이>에서는 <아키라>에서 표현된 것 같은 번쩍번쩍한 근미래의 비주얼이 아니라 철과 유리창, 기름 같은 것들이 수작업으로 실감나게 표현되어야 하는 세계였다. 이같은 비주얼을 통해 증기기관, 산업혁명, 영국, 19세기라고 하는 키워드도 탄생한 것이다.

-<스팀보이>를 제작하는 기간 중에 9·11과 이라크 전쟁이 발생했다. <스팀보이>의 세계관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나

=영향을 받았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시대적 사건에 힘입어 작품에 대한 관념이 변하거나, 새로운 발상이 떠오르거나 하는 부분은 있었다. 미국에서 음향을 작업하던 중에 스탭으로부터 이라크와 전쟁을 하고 있는 미국의 입장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몇번 있었다.

-미국의 스튜디오들은 더이상 2D애니메이션을 만들지 않는다. 당신은 2D애니메이션의 미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오래된 유키요에(유화)의 전통으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일본인의 기호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이 풀3D로 이행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CG를 사용하는 데 있어 작업의 성력화(省力化), 즉 작업일손의 무인화(無人化)는 점점 더 발전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며, 나 역시 이를 모색 중에 있다.

-일본의 애니메이션에 삽입되는 음악들이 대부분 서정적인 데 비하면 <스팀보이>의 음악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다이내믹함을 지니고 있다. 스티브 자브론스키와 작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음향부분에서는 음향감독인 모모세 게이이치의 공적이 대단히 크다. 실제로 스티브 자브론스키를 찾아온 것도 그 사람이며, 할리우드에서의 음향제작 부분으로부터도 큰 힘을 빌렸다.

-당신은 극영화 <세계 아파트 공포>를 만든 적이 있다. 안노 히데아키나 오시이 마모루도 극영화를 찍은 적이 있는데, 당신도 계속 극영화를 만들고 싶은 생각이 있는가. 그리고 차기 계획은.

=차기 영화에 대해서는 답변을 할 수 없다. 극영화를 연출하는 방법에 테크닉적인 차이는 있지만, 그런 것을 특별히 의식하고 있지는 않다. 실사, 애니메이션, 만화 등 모든 표현방식에 애착을 가지고 있다. 내 자신에게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실사 및 애니메이션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라는 고민이 아니라 대체 ‘무엇’을 표현할 것인가다. 그것을 더 신중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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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주)대원디지털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