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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s Up] <웨딩 크래셔> 가짜 훈장에 참전 군인들 분노
김현정 2005-08-05

내 훈장을 모독하지 말라

<웨딩 크래셔>

내 훈장을 욕되게 하지 말라. 영화 <웨딩 크래셔>(Wedding Crashers)가 홈페이지를 통해 가짜 훈장을 다운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참전군인들의 노여움을 샀다. 문제가 된 서비스는 퍼플 하트(Purple Heart: 부상당한 참전군인들에게 수여하는 미국의 명예상이기장) 프린트 프로그램이 포함된 ‘크래셔 키트’. 가짜 훈장이 있으면 여자를 유혹하기도 쉽고 공짜 술을 얻어마실 수도 있다면서 전쟁터에서 엄청난 용기를 발휘하는 대신 버튼만 클릭하라고 부추기는 서비스다. 이외에 전쟁터에서 찍은 군인 사진에 자신의 얼굴을 삽입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결혼식에서 사용하는 마이크 등도 들어 있다. 가짜 훈장을 거래하거나 착용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었던 하원의원 존 T. 샐레이저는 영화사 뉴라인 시네마에 항의했고 서비스를 중단시키는 승리를 얻어냈다. 샐레이저와 그의 법무팀은 “영화를 보고 가짜 훈장을 이용해서 여자를 만나려고 하다가는 FBI 수사관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언 윌슨과 빈스 본이 출연하는 <웨딩 크래셔>는 이혼분쟁 조정을 업으로 삼는 두 친구가 온갖 결혼식을 찾아다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이 영화에서 두 남자는 퍼플 하트를 이용해 여자를 유혹하곤 한다. 뉴라인 시네마 대변인 리처드 소캐라이즈는 “우리는 훈장을 다루는 데 조심스러워야 한다는 사실을 이해한다. 훈장의 의미를 폄하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말하면서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뉴라인과 샐레이저 하원의원이 완전히 냉정하게 등을 돌린 것은 아니다. 샐레이저의 대변인은 윌슨과 본이 가짜 퍼플 하트를 내세우는 장면이 “영화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면서 “샐레이저 의원은 단지 영화 홈페이지가 선을 넘었다고 느꼈을 뿐”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새옹지마가 된 면도 있다. 샐레이저는 <웨딩 크래셔>가 제작되기 이전에 이미 가짜 훈장 거래와 사용을 금하는 법안을 만들었다. 그러므로 <웨딩 크래셔>는 여론의 관심을 받지 못하던 법안이 시선을 끌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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