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할리우드 거대 제작사들이 인터넷 다운로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 7월4일자 <뉴욕타임스>는 할리우드의 주요 제작사들이 합법적인 영화 다운로드 시장의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지난 6월27일 미국 대법원이 P2P 프로그램을 통한 저작권 침해가 이뤄질 때 소프트웨어 제공업체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판결을 내린 뒤, 제작사들의 발걸음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니와 유니버설은 각각 500편과 200편의 영화를 다운로드용 파일로 전환 중이며, 워너브러더스는 5천편의 영화를 디지털로 전환, 늦어도 올해 안에는 본격적인 다운로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할리우드의 5대 제작사들은 이미 다운로드 사이트 ‘무비링크’를 만들어 24시간 동안 해당 컴퓨터만으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대여’ 방식의 사업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DVD 대여료보다 비싼 가격과 시간적 제약으로 인해 무비링크는 소비자의 주목을 거의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만약 제작사들이 구축 중인 합법적 다운로드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소비자들은 무비링크를 통해 DVD 구매가격과 비슷한 값으로 영화를 다운로드받아 시간제약 없이 관람할 수 있게 된다. 거대 제작사들만 다운로드 시장을 주목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영화배우 모건 프리먼과 인텔(Intel) 역시 ‘클릭스타’라는 벤처회사를 창립, 다운로드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물론 사업을 진행 중인 제작사들조차도 합법적인 다운로드 시장이 이른 시일 내에 자리잡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아직까지 미국에서 영화 한편을 다운로드받는 데에는 30분 이상이 소요되며, 컴퓨터 속 영화파일을 화질 좋은 TV로 손쉽게 옮겨 볼 수 있는 시스템도 전무한 형편이다. 게다가 DVD로 영화를 복사할 수 있는 다운로드 방식에는 여전히 해적판 유통의 위험성이 남아 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초고속 인터넷망이 확산되고 거대 제작사들이 시장에 자발적으로 뛰어든 이상, 영화를 다운로드해서 보는 방식에도 커다란 변화가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