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고 했던가. 한 차례 커다란 대립을 빚은 제작자와 매니지먼트사가 공생의 길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제협)는 7월5일 운영위원회를 열고 매니지먼트사와의 갈등을 포함한 영화산업의 현안을 풀어나갈 실무진을 꾸렸다. 매니지먼트사들과의 협의는 신철 신씨네 대표를 비롯, 권영락 씨네락픽쳐스 대표, 이준동 나우필름 대표, 이승재 LJ필름 대표가 맡기로 했고, 극장과의 부율문제는 김형준 한맥영화 대표, 최용배 청어람 대표, 오기민 마술피리 대표 등이, 연기학교 설립 건은 차승재 싸이더스FNH 대표, 안동규 영화세상 대표 등이 담당하기로 했다. 이승재 대표는 “7월12일 제협 대표단과 매니지먼트협회의 대표단이 첫 만남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논의될 주제는 포괄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영화를 제작하는 데 있어 기준으로 삼자고 제협이 제안한 표준제작규약안의 밑그림뿐 아니라, 공동제작 문제, 캐스팅에 특정 조건을 거는 문제, 개런티 문제 등이 그것. 김정수 플레이어엔터테인먼트 대표 등과 함께 매니지먼트협회 대표단으로 12일 회의에 참석할 예정인 정훈탁 싸이더스HQ 대표는 “영화인들이 힘을 모아 흔들리는 한국 영화계를 활력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원칙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매니지먼트사 또한 제협이 추진하는 부율문제 개선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혀 부율문제에선 제작자-매니지먼트사의 공동 전선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양쪽은 7월 안에 일차적으로 합의한 내용을 놓고 대외적으로 발표하는 자리를 가질 계획이다. “부율문제도 7월 중순부터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는 오기민 대표의 말로 미뤄볼 때, 올 여름은 제작-매니지먼트-극장-투자 등 각 주체들의 한국 영화산업 위기 극복 방안에 대한 협의로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