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극장 관객의 성장세가 멈추었다. CJ-CGV의 영화산업 분석자료에 따르면, 한국 영화시장의 상반기 관객은 1996년의 1981만명에서 2004년 6904만명까지 10년 연속 성장이라는 성과를 이루어냈다. 그러나 올해 처음으로 전년 대비 620만명 줄어든 6284만명을 기록했다. 9%가 감소한 것. 다만 2003년 상반기(5451만명) 대비 2005년 상반기 관객은 15.3% 증가했다. 이런 관객 감소에 대해서는 상반기에 주목할 만한 흥행작이 없었다는 분석이 대세를 이룬다. 2004년에는 ‘1천만’ 원투펀치였던 <태극기 휘날리며> <실미도>를 비롯해 300만명을 넘긴 흥행작이 다섯편이던 것에 반해, 올해 300만명 이상 흥행작은 <말아톤> <공공의 적2> <마파도> 단 세편에 머물렀다. 300만명을 넘긴 흥행작의 전체 관객 동원 규모도 2004년은 3033만명에 달하지만, 올해는 1212만명에 그쳐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현장에서는 대세를 판가름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많다. <태극기 휘날리며>를 투자·배급한 쇼박스 정태성 상무는 “올해 배급사 1, 2위 CJ와 쇼박스가 27편의 영화로 동원한 관객을 2004년에는 <태극기 휘날리며>와 <실미도> 단 두 작품만으로 거두어냈다. 그만큼 특수한 상황의 2004년을 기준으로 하는 분석은 지나치게 단기적인 관점일 수 있다. 아직은 관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또한 하반기 <외출>과 <무극>을 투자·배급할 예정인 쇼이스트 김동주 대표는 “1년 전체를 다 보내고 나서, 결과를 판단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며 신중론에 무게를 더했다.
한편 1999년부터 올해까지 6년 연속 증가한 지방 멀티플렉스의 스크린 수 증가도 주목할 만하다. 1999년 12%에 불과했던 지방의 멀티플렉스 스크린 비중은 2005년 76.4%로 6배에 이르는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6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서울관객의 상대적 비중 축소와도 맞물린다. 주요 멀티플렉스들이 지속적인 지방 공략을 통해 영화시장의 서울 집중도가 상당 부분 해소된 결과다. 서울관객 비중은 98년의 47.8%를 정점으로 2005년 33.3%로 축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