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조합이란 이런 묶음이 아닐까. 로알드 달 원작, 팀 버튼 감독, 조니 뎁 주연. 전세계 32개 국어로 출간돼 1370만부가 팔려나간 로알드 달의 동화 <찰리와 초콜렛 공장>을 팀 버튼이, 드디어 영화로 만들고야 말았다. 이미 <제임스와 거대한 복숭아>로 로알드 달의 환상 세계를 스크린에 옮겨낸 바 있는 팀 버튼은 알록달록한 초콜릿 공장의 공장장으로 자신의 페르소나인 조니 뎁을 끌어들였고, 조니 뎁은 <네버랜드를 찾아서>에서 피터를 연기했던 소년 프레디 하이모어를 초콜릿 공장의 마지막 손님 찰리로 추천했다.
<찰리와 초콜렛 공장>은 가난하지만 사랑 가득한 가정에서 나고 자란 찰리가 초콜릿 공장의 후계자 선발 과정에 참여하는 이야기다. 일년에 한번 초콜릿을 얻어먹을까 말까 할 정도로 가난한 찰리의 이웃엔 기막히게 달콤한 향내를 풍기는 초콜릿 공장이 있다. 밤마다 저 공장 안은 어떤 풍경일지를 상상하며 잠을 청하던 찰리는 어느 날 운좋게 초콜릿을 얻고, 포장지 안에 숨겨진 공장 초대장을 손에 쥐게 된다. 다른 어린이 네명과 함께 공장에 초대된 찰리는 초콜릿 강과 사탕 나무와 민트 설탕 풀숲, 초콜릿에 넣을 너트를 까는 수백 마리의 다람쥐들을 지나, 비밀이 많고 엉뚱해 보이는 공장장 윌리 웡커와 대면하게 된다.
영화판 <찰리와 초콜렛 공장>은 기괴하면서도 유머가 넘치는 동심의 세계를 원작에 충실하게 옮겨냈다고 전해진다. 남부럽지 않은 시각적 상상력을 지닌 팀 버튼은 <터미널>에서 실제 규모의 공항 세트를 지었던 프로덕션디자이너 알렉스 맥도웰에게 그보다 더 거대하고 오밀조밀한 마을 세트를 주문했다. “판타지와 리얼리티의 경계에서, 1930년대부터 90년대 사이 유럽과 북미의 산업도시들을 모델로 설계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 이발소와 제과점 등이 어우러진 마을 한 귀퉁이에 낡고 허름한 찰리의 집이 있고, 그 옆에 고딕 스타일로 빛나는 거대한 초콜릿 공장이 서 있다. 알록달록한 불빛과 구불거리는 튜브가 특징적인 초콜릿 공장에서는 몇달 동안 훈련받은 다람쥐 40마리가 명연기를 펼쳤다는 소문도 들린다. “하워드 휴스 같은 은둔자의 분위기에 게임 쇼 호스트의 과장된 몸짓과 70년대 글램록 스타 같은 패션을 갖춘” 조니 뎁의 윌리 웡커도 궁금해진다.
<찰리와 초콜렛 공장> 예고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