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하지 마시고, 오보하지 마세요.” 6월10일, 영화진흥위원회가 이례적으로 언론사들에 보낸 보도 정정 요청문의 속뜻이다. 최근 언론을 통해 한국영화 위기론이 급속하게 퍼지자 영진위가 이는 근거없는 억측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통계청의 6월3일 ‘2005년 4월 서비스업 활동 동향’ 보고서를 인용해 상당수 언론들이 “한국 영화산업이 장기 침체국면에 빠졌다”는 기사를 내보내자, 영진위는 보도 정정 요청문을 통해 통계청의 발표가 “영화산업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언론이 한국영화의 위기를 언급하는 건 무리한 결론”이라고 비판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4월 영화산업 활동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4.3%가 감소했다. 9개월 동안 영화산업 부문 활동지수가 하락세를 보였다는 점이 위기론을 불러일으킨 이유다. 그러나 영진위는 “영화산업의 월별 매출액이나 관객 수는 해당 시기에 흥행작이 있는지에 따라 진폭이 크기 때문에 전년 동월과 단순비교해 산업의 침체여부를 판단하는 근거로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등이 1천만 관객 동원을 눈앞에 두고 있었고, 4월에 개봉한 <어린 신부> <범죄의 재구성> 등이 흥행에 성공했던 지난해와의 단순 비교로 전체 산업의 침체여부를 판단할 순 없다는 것. 영진위는 최근 3년간 월평균 관객 수를 고려하면 “전체적으로 (영화산업이) 근소한 증가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영진위는 통계청 분석이 외화를 포함시킨데다 제작부문을 제외한 배급과 상영부문만을 다루고 있어, 한국영화가 침체하고 있다는 언론의 주장을 더더욱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영진위 김미현 정책연구팀장은 “한국 영화산업이 조정국면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경우 동향을 단순 표기한 통계청 자료를 언론쪽에서 지나치게 부풀려 썼다”면서 “이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 산업 동향에 관한 자체 리포트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