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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크레이지>, 자체영화 전멸한 퀘벡서 큰 호응

형제는 용감했다

<크레이지>

제2의 프랑스로 알려진 퀘벡, 제2의 파리로 불리는 몬트리올. 영어권 나라 중에서 유일하게 프랑스어 사용을 권장하는 이 도시에서는 이상하게도 자국영화를 구경하기가 힘들다. 할리우드영화가 쉴새없이 밀려드는데다, 한국과 같은 스크린쿼터제가 존재하지 않고, 또한 영화제작이 이전보다 활발하지 않기 때문이다. 캐나다 자국영화는 물론 퀘벡 자체제작의 영화를 찾아보기도 힘들지만, 또 개봉한다고 해도 할리우드영화들에 밀려 빛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최근 한편의 영화가 퀘벡쿠아(QUEBECOIS)들의 관심권으로 들어왔으니, 바로 장 마크 발리 감독의 <크레이지>(C.R.A.Z.Y: 다섯 형제의 이름의 앞 글자를 딴)이다. 평단과 언론의 호평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한 이 영화는 아기 예수와 같은 날 태어난 네 번째 아들인 자크(ZAC)의 시점으로 전개된다. 그는 아이의 울음을 그치게 하는 등의 사소하지만 남들과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다. 영화는 평범하지만 특별한 자크와 그의 네 형제들, 그리고 그의 부모와 이웃들이 겪는 갈등을 때로는 감동적으로, 때로는 유머와 판타지를 섞어 흥미롭게 그려내고 있다. 영화의 배경인 60∼70년대에 젊은 시절을 보낸 중·장년층이 관객의 대부분이었고 그 때문인지 관객은 영화 상영 내내 그들의 말투와 패션과 음악에 일체감을 느끼는 분위기였다. 또한 영화의 사운드트랙은 롤링 스톤스와 핑크 플로이드 등의 60, 70년대 팝음악, 그리고 영화 속 자크 아버지의 애창곡으로 나오는 팻시 클라인의 노래로 채워져 관객의 향수를 더욱 자극한다. 현재 40여개 극장에서 개봉되고 있는 이 영화는 생로랑 거리에 자리한 엑상트리에서도 상영 중이다. 이 극장은 프랑스어 전용 극장으로 현재 한국의 김기덕 감독의 <빈 집>이 프랑스어 자막으로 상영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크레이지> 외에 상영되는 퀘벡영화는 50년대 퀘벡 추상화가 기도 모리나리의 예술적 성향을 그린 로렌 앙드레 지 감독의 중편 <La Couleur Chante Monlinari>와 트레이시 디어와 닐 다이아몬드가 공동 연출한 퀘벡 북부 수력발전에 관한 논쟁을 다룬 다큐멘터리 <One More River>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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